[소강석 목사의 시편] 그대, 목계 리더십을 발휘하라

입력 2013-04-15 17:19


제나라에 닭싸움을 좋아하는 선왕이 있었다. 선왕이 당시에 싸움닭을 잘 훈련시키기로 유명한 기성자에게 훈련을 맡겼다. 10일쯤 지나서 왕이 기성자에게 물었다. “닭을 잘 훈련시켰는가?” “예, 아직은 경적(輕敵)이옵니다. 자기 힘만 믿고 상대를 우습게 알며 마구 달려 들려 하니 아직 못 따라옵니다.” 다시 10일이 지나서 훈련이 다 되었는가 물었다. “아직은 맹공(猛攻)이옵니다. 상대가 어떤지도 모르고 자기 힘만 믿고 맹렬히 공격하려 하니 아직도 모자라옵니다.” 다시 10일이 지나 기성자에게 또 물었다. “이제는 목계(木鷄)이옵니다. 나무로 만든 닭과 같아서 아무리 상대가 공격하려 해도 침착하고 냉정하며 적을 노려보면서 상대의 허점을 찾아 공격합니다.”

이 말은 현대 리더십에도 많이 쓰이는 이야기다. 지금은 포스트모던 사회다. 구조주의 때까지는 이성이 시대정신의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감성과 느낌이 좌우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교회에서도 서로 색깔이나 의견이 달라도 이성적으로 인정이 되면 이해하거나 이론적으로만 비판했다. 그런데 지금은 무조건 나하고 이미지나 감정이 안 맞으면 나쁘다고 한다.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지도 않고 남이 나쁘다고 하면 무조건 다른 부정적 사례와 동일시하며 함께 충동질하고 공격한다. 한 마디로 감정폭력 시대다. 그래서 교회 지도자에 대해 한번 부정적인 이미지나 감정을 갖게 되면 이성적으로 분별하지 않고 무조건 싫어하고 공격한다.

이러한 때, 한국교회는 목계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특별히 지도자는 목계처럼 경거망동하지 않고 사고의 균형을 유지하며 편견이나 편애를 경계해야 한다. 또한 감정에 치우쳐 판단이 잘못되는 것을 경계하고 허세를 부리지 않고 겸손한 자세로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약한 사람을 만나도 경시하지 않고 어떠한 시련이나 비난에 동요되지 않으며 자신의 길, 즉 정도를 가는 내공을 쌓아야 한다. 그럴 때 지금과 같은 감성과 느낌의 폭력 시대에 실수하지 않고 지속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다.

사사기에 보면 감람나무 무화과나무 포도나무는 자신을 낮추면서 스스로 왕이 되는 것을 삼갔지만 가시나무는 자신의 힘만 믿고 스스로 높아져 왕이 되었다가 비참하게 망해 버렸지 않은가. 요즘도 많은 지도자들이 가시나무처럼 스타플레이를 하다 결국 베임을 당하고 벼락 맞아 쓰러지기도 한다. 이제 목계처럼 타인의 감정적 공격과 상처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힘을 과신하지 않으며 정도를 걷는 견고한 영성과 리더십이 필요한 때다. 그대는 지금 감정과 기분에 흔들리지 않는 목계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가, 아니면 가시나무처럼 자기 힘만 믿고 높아지려 하는 경적과 맹공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가.

<용인 새에덴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