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보도파, 장기복용땐 약효 떨어져

입력 2013-04-15 17:42

호르몬제 ‘레보도파’를 장기 복용하는 파킨슨병 환자들은 10명 중 4명이 10년 안에 ‘약효 소진 현상’을 겪게 되므로 조심해야 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약효 소진 현상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약물 효과가 점점 떨어지는 현상이다. 파킨슨병 환자들은 이 경우 손 떨림, 경직, 통증 등의 증상이 빈번해져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 레보도파는 체내에서 몸의 운동신호를 조절하는 도파민으로 전환돼 환자의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약물로, 파킨슨병 환자 치료 시 가장 기본이 되는 표준 약물이다.

대한 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회장 김재우·동아의대 신경과 교수)는 최근 치료 목적으로 레보도파를 복용 중인 파킨슨병 환자 2303명을 대상으로 약효 소진 현상을 언제 겪었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전체의 40.6%가 약효 소진 현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량이 많아지는 것은 큰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 복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약효 소진 현상을 겪을 가능성은 높아졌다. 3년 미만 복용자 중 30.2%, 3년 이상 5년 미만 복용자 중에는 41.5%, 5년 이상 10년 미만 복용자 중엔 52.3%가 약효 소진 현상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소위 약발이 떨어졌을 때 파킨슨병 환자들이 가장 많이 겪는 증상은 약 76%가 경험한 서동(느린 움직임)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둔한 손놀림, 몸 떨림, 경직, 흐린 정신, 근육 경련, 불안 및 공황, 우울, 통증 등의 순서였다. 이 가운데 파킨슨병 환자들이 가장 힘들다고 호소한 증상은 몸 떨림(27%), 경직(20%), 통증(19%), 보행장애(18%), 힘 없음(1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김재우 학회장은 “파킨슨병 치료 중 찾아오는 불청객 약효 소진 현상이 나타나면 임의로 용량을 늘리지 말고,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처방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