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엽 “盧 뛰어내려 지방선거 승리” 발언에 친노 발칵

입력 2013-04-15 02:27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비주류 유성엽 의원이 1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해 2010년 지방선거에서 (우리당이) 이길 수 있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선평가보고서로 촉발된 친노(親盧·친노무현)·주류와 비주류 간 감정싸움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울산 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당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노무현 대통령, 비록 불행한 일이었지만 문제제기가 되자 뛰어내리셨다. 극단적 선택을 하셨다”며 “결국 노 대통령의 책임과 희생으로 민주당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발언은 지난해 총선·대선 패배 당시 지도부인 친노·주류에 책임을 묻는 맥락에서 나왔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선택까지 예로 든 것은 지나쳤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당 관계자는 “그럼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도 뛰어내리라는 얘기냐”고 반문했다.

당 대표 후보들은 13일부터 이틀간 부산·경남·울산·대구·경북에서 릴레이 순회 합동연설회를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한길 후보는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여가 지났는데 남북관계는 일촉즉발의 위기에 놓였고 민생은 나아질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가 바로 이런 엉터리 세력에게 패했다”고 강조했다. 친노·주류 책임을 강조한 대목이다. 반면 강기정 후보는 친노·주류 세력을 엄호하며 대선평가보고서와 관련해 “전 세계 어느 나라에도 특정인을 겨냥해 책임지라는 보고서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용섭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지역민심을 파고들었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모시고 영남에서 신공항을 추진했었다. 다시 기회를 주신다면 부산 발전을 위해 제 모든 역량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향후 구도는 강·이 후보의 단일화와 유 의원 발언 후폭풍 등이 좌우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 후보가 여론조사 결과 40%를 넘는 지지를 받으며 앞서 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단일화는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변수다.

다만 현재로선 성사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많다. 강·이 후보 모두 지역구가 광주인데다 내년 광주시장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어 ‘단일화 함수’가 복잡할 수밖에 없다. 당장의 지지율로는 단일화를 하더라도 당선을 보장할 수 없어 추동력도 크지 않은 게 사실이다.

한편 민주당 초선 의원 21명은 15일 당 대표 후보 3인을 초청해 토론회를 연 뒤 공식 지지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선거 구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