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차베스주의’ 계속되나

입력 2013-04-14 18:40

지난달 숨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후임을 선출하는 베네수엘라 대선이 14일(현지시간) 치러졌다. 이번 선거를 통해 베네수엘라식 사회주의로 불리는 ‘차베스주의’ 운명이 결정된다. 신임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남미 좌파의 맏형인 차베스의 정치적 유산이 계승될지, 또는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길이 열릴지도 판가름 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병력 12만5000명을 1만3000여 투표소 곳곳에 배치하고 보안을 강화했다. 투표는 이날 오전 6시에 시작됐으며 12시간 뒤면 윤곽이 드러난다.

차베스 최측근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권한 대행과 야권 통합후보인 엔리케 카프릴레스 미란다 주지사 캠프는 선거 전날까지도 지지자들에게 오전 일찍 투표할 것을 재촉했다. 6개월 만에 다시 치러지는 대선으로 유권자들의 ‘선거 피로도’가 높아짐에 따라 투표율이 저하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차베스 대통령이 네 번째 집권한 지난 10월 대선 당시 투표율은 80%를 기록했다.

현재까지는 마두로가 승리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카프릴레스를 10% 포인트 이상 앞섰다. 마두로는 선거 공약으로 차베스주의 계승을 내세웠다. 반면 정치 엘리트 출신의 카프릴레스는 부패 척결과 경제 회복을 내세웠다. 로이터통신은 마두로 승리가 예측되고는 있지만 전임 대통령에 비해 부족한 카리스마로 정국을 수습하고 야권을 설득하는 데는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베네수엘라 대선 결과에 따라 남미 정치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마두로는 차베스 집권 때처럼 중남미 좌파 국가에 값싼 석유 지원을 계속하겠다는 방침인 반면 카프릴레스는 이 정책을 폐기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