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세-차두리 첫 맞대결… 경고 퇴장-풀타임 ‘희비’
입력 2013-04-14 18:35
‘인민 루니’ 정대세(29·수원 삼성)는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한 방송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차두리(33·FC서울)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둘은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정대세가 지난해 말 한국행을 놓고 고민할 때 차두리는 “서정원 감독이 사령탑으로 부임한 수원에 가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순위를 떠나 슈퍼매치(수원과 서울의 맞대결)는 늘 수원이 이긴다”고 한마디 덧붙였다. 정대세가 K리그에 진출하며 수원행을 결정한 중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슈퍼매치였다. 당시 차두리는 몰랐을 것이다. 슈퍼매치에서 정대세를 만나게 될 줄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정규리그 6라운드 수원과 서울의 경기. 나란히 선발 출장한 정대세와 차두리는 경기 전 반가운 얼굴로 악수를 나눴다. 그리고는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자존심 대결을 벌였다. 수원 공격수 정대세는 경기 전 “두리 형이 거칠게 하면 나도 세게 부딪혀 꼭 쓰러뜨리겠다”고 도발했다. 그러나 의욕이 넘친 탓에 팀이 0-1로 뒤져 있던 전반 39분 공을 집어드는 상대 골키퍼 유상훈 골키퍼의 발을 거는 반칙으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미 전반 8분에 무리한 태클을 시도하다 옐로카드를 받은 정대세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해 체면을 구겼다. 반면 서울의 왼쪽 풀백으로 나선 차두리는 K리그 클래식 데뷔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의 1대 1 무승부에 힘을 보탰다.
서울은 전반 19분 선제골을 뽑아냈다. 데얀은 고명진이 왼쪽 측면을 돌파해 날린 크로스를 발리 슈팅으로 때려 골을 터뜨렸다. 사기가 충천한 서울은 ‘수원 징크스’를 털어내기 위해 사력을 다했으나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후반 42분 수원 라돈치치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한 것. 후반 38분 교체 투입된 라돈치치는 페널티지역에서 스테보가 올려 준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수원은 이날 무승부로 2010년 8월 이후 FA컵을 포함해 서울을 상대로 9경기 연속 무패(7승2무) 행진을 이어갔다.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디펜딩 챔피언 서울은 4무2패(승점 4)가 됐다. 4승1무1패를 기록한 수원은 승점 13점으로 1위 자리를 지켰다.
한편, 탄천종합운동장에선 2무3패를 기록 중이던 성남 일화가 전북 현대를 2대 1로 꺾고 첫 승을 신고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