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참사 바람 잘 날 없었지만… 안보 리더십은 차분
입력 2013-04-14 18:33 수정 2013-04-15 02:30
박근혜정부는 출범 이후 50일 동안 외부 요인과 스스로의 잘못에 두루 발목이 잡히며 정권이 가장 힘 있을 시기를 허공에 흘려보냈다. 14일에도 새 정부는 여전히 정상 출범을 준비 중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뒤늦게 개인기를 발휘하며 힘겹게 국정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릐끝나지 않은 인사파행
장관들이 전원 참석하는 국무회의는 언제 열리게 될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는 여론의 조롱을 받으며 여당 내에서조차 능력 부족으로 자진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야당은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15일 국회에 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송부요청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증 부실로 빚어진 인사 실패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상당히 꺼뜨렸고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을 40%대 초반까지 끌어내렸다. 급기야 대통령이 지난 12일 민주통합당 지도부에 직접 사과를 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개선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검증 강화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이 ‘나 홀로 인선’ 스타일을 버리고 시스템에 의해 인재를 골라야 한다는 주문이다.
릐차분한 안보 리더십
박 대통령은 취임도 하기 전에 북한 핵실험이라는 악재를 만났다. 이후 북한은 한반도를 전쟁 위기로까지 몰고 갔지만 헌정사상 첫 여성 군통수권자인 박 대통령은 신중하면서도 단호한 대응으로 국민의 안보 불안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특히 북한의 위협과 별도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견지한 대목은 야당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북측에 직접 대화를 제의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부 내 혼선을 노출했고 긴장 역시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안보 리더십에 최종 합격점을 매기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릐소통으로 위기 돌파?
불통(不通) 꼬리표는 박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도 따라다녔다. 정부조직법 협상 과정에서 강경한 모습을 보이며 고집스러운 이미지가 더 강해졌다. 인사 문제는 박 대통령의 불통 때문에 대처가 늦어졌고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박 대통령도 약점으로 지목됐던 소통 부족 능력을 만회하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부처 장관들에게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와 수시로 접촉해 양해를 구하라는 취지로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정부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임기 초 상징성이 큰 출범 100일 이내에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놔야 한다는 분석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은 ‘잘할 것’이라는 비율이 지지율을 압도하고 있다. 국민이 당장은 실망했지만 대통령과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다.
한편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세 번째로 트위터에 글을 올려 “삼성동 주민들께서 제가 청와대로 떠날 때 선물로 주신 새롬이와 희망이는 출퇴근할 때마다 나와서 반겨준다”며 “기회가 되면 새롬이, 희망이가 커가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