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어닝쇼크… 8개 상장사 영업익 75% 급감

입력 2013-04-14 18:17

GS건설의 ‘실적쇼크’가 건설업계에 구조조정의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물산 등 8개 상장 건설사의 1분기 영업이익(추정치)이 9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987억원보다 75.2% 줄었다고 14일 밝혔다. 8개 건설사 중 작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 곳은 삼성물산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3곳에 불과했다. 현대산업개발과 두산건설은 작년 동기보다 각각 29.96%, 20.23% 감소한 것으로 전망됐고, 삼성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은 각각 13.49%, 10.72%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GS건설은 1분기에 흑자를 기록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5354억원의 영업손실과 38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2009∼2010년 수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루와이스 정유패키지2와 송유관패키지7에서 각각 3100억원, 95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 해외에서 발생한 5500억원의 손실이 1분기에 반영됐기 때문이다.

GS건설처럼 상당수 대형 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간 국내 건설경기 침체 심화에 따라 대규모 미분양 아파트를 떠안은 데다 국내 업체끼리 비정상적인 해외 수주 경쟁을 벌여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 사이에선 돈이 안 되더라도 일단 수주하고 보자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해외 공사의 수익성 악화는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금융·건설업계에선 실적 부진과 유동성 악화에 시달리는 5∼6개 중견 건설사들이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 구조조정 물망에 올랐다. 그 가운데 과거 구조조정 경험이 있는 1∼2개 건설사는 최근 자금난에 빠져 다시 구조조정의 길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공능력 순위 13위인 쌍용건설도 워크아웃을 졸업 8년 만에 재추진키로 결정했다. 두산건설과 한라건설은 그룹에서 1조원 안팎의 유동성을 지원해줘 가까스로 회생의 발판을 마련했다.

금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2012년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대상으로 신용위험 평가를 하기 때문에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험은 4∼5월 중에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