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명길씨는 왜 안왔나요?” 홀로서기 진땀나는 한길씨
입력 2013-04-14 18:12
민주통합당 당 대표 선거에 도전한 김한길(60) 후보는 요즘 지역 대의원들을 만나는 행사장에 갈 때마다 곤혹스럽다고 한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대의원들이 자기 얼굴을 볼 생각은 안 하고 자꾸 자기 뒤편을 쳐다보거나 아예 문밖을 살펴본다고 한다. 탤런트인 부인 최명길(50)씨가 왔나 하고 쳐다보는 것이다. 그러고선 오지 않은 걸 확인하고는 “왜 안 모셔왔느냐”고 실망하는 대의원들이 많다고 전했다.
선거 때마다 부인 덕(?)을 많이 봐 왔던 김 후보가 본인의 정치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이번 선거에서는 큰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다. 모 방송국 주말 드라마에 출연 중인 최씨가 촬영 스케줄 때문에 선거를 열성적으로 돕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최씨는 지난 12일 당 예비 경선장에도 나오지 못했으며 다행히 촬영이 없었던 13일과 14일 주말 합동연설회장에 잠깐 얼굴을 비쳤을 뿐이다.
최씨는 그동안 당 관련 모임에 자주 참석해 왔다. 톱 탤런트답지 않게 늘 겸손한 모습으로 대의원들 사이에서 인심을 많이 얻어왔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해 당 대표 선거 때 최씨가 한 달간 지방을 다니며 선거를 도왔으며 대의원들에게 일일이 지지 호소 전화까지 다 걸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당 행사에 가면 김 후보 부부에게 사진을 찍자는 당원들이 많은데 김 후보가 포즈를 취하려 하면 ‘의원님 빼고 찍고 싶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최근 최씨가 웃으며 김 후보에게 “이번에는 당신도 ‘홀로서기’에 성공해보라”고 했다고 한다. 이에 김 후보는 최근 기자를 만나 “집사람한테 ‘나 혼자서도 충분하다’고 큰소리 펑펑 쳐놨는데, 진짜 지면 큰일”이라고 엄살을 부렸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