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대응 위해… 환변동보험 2조원대로 확대
입력 2013-04-14 18:20
중소 수출기업들에 대한 정부 지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무역보험공사에 따르면 공사가 작년에 중소기업에 제공한 무역보증·보험의 보장 가액은 15조5000억원으로 전체 지원실적의 7.7%였다. 금액과 비율 어느 쪽으로 보나 2008년 이후 최저치다.
반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대한 보증·보험은 186조8000억원으로 전체의 92.3%를 차지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보험공사는 이런 현상이 부분적으로는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 감소와 관련 있다고 보고 있다. 중소기업은 2008년 전체 수출의 30.9%를 담당했지만, 작년에는 18.7%까지 그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무역보험공사 관계자는 “대기업의 수출이 중소기업보다 훨씬 많이 늘고 있고 보증·보험이 있어야 수출할 수 있는 경우가 많지만 중소기업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 보증·보험을 선별적으로 가입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5년 중소기업의 수출 비중은 전년보다 증가할 때도 있었지만 보증·보험 비중은 줄곧 감소해왔기 때문에 중소기업 지원 규모 감소가 수출실적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최근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에 가까워지면서 지난 하반기부터 시작된 엔저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가시화하고 있다. 특히 환율 대응능력이 취약한 국내 중소기업들은 채산성 악화 등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고, 현지 시장에서의 수출경쟁력도 약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산업부는 올해 무역보험공사의 환변동보험 인수규모를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이상으로 확대하고, 대(對) 일본 수출 인프라 확충, 자유무역협정(FTA) 활용 지원 등을 통해 수출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자동차부품 공동사무소, 공동물류센터 2개소를 설치하는 등 대 일본 수출 인프라를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부 무역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중소 수출기업에 실질 혜택이 돌아갈지는 미지수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