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큐메니컬 운동, 반성서적 비판 지나쳐”… ‘예루살렘 학술세미나’ 교회 간 화해와 일치 중요성 모색

입력 2013-04-14 17:46 수정 2013-04-14 19:11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총회 한국준비위원회는 1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 감람산 승천교회에서 ‘예루살렘 학술세미나’를 개최하고 에큐메니컬 운동의 성서적 근거와 교회 간 화해와 일치의 중요성을 모색했다.

발제에 나선 장상 전 이화여대 총장은 WCC 부산총회를 앞두고 한국교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보수와 진보교계의 논쟁을 지적하고 하나님의 복음을 연합해서 전하기 위해선 지도자들이 먼저 화해와 조화의 영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 전 총장은 “에큐메니컬 진영과 복음주의진영이 서로 가까워지고 있는 세계적 추세 속에서 유독 한국의 일부 보수교단이 성경에 나오는 에큐메니컬 운동을 반성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만약 예루살렘공의회에서 복음의 진리가 수호되지 않고 이방선교의 정당성이 확보되지 않았다면 유대 그리스도교는 유대인 안에 하나의 소수종파로 전락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 한인회장인 이강근(예루살렘 유대교회) 목사도 “예루살렘이 교회와 복음이 시작된 곳임에도 라틴교회 정교회 아르메니안교회 콥틱교회 등 각 종파들의 이름을 지닌 기념교회들이 이웃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성지에서 예배의 주도권을 두고 각 종파 간 폭력사태 등 분쟁을 벌이고 있으며, 심지어 세계교회 간, 국가 간 분쟁으로 확대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목사는 “예루살렘 성지에서 각 교파 교인들은 함께 어울리지만 수장들끼리 서로 어울리지 못하는 것은 교회를 섬김의 장소가 아니라 혜택의 장소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도 성지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루살렘=글·사진 백상현 기자

Key Word : 예루살렘공의회

기독교가 유대교라는 민족종교의 틀을 벗어나 전 세계 인류를 위한 세계종교로 뻗어나가게 한 역사적인 회의다. 바울과 바나바는 AD 49년 열린 예루살렘공의회에서 ‘모든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므로 이방 사람들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만으로 충분히 구원받을 수 있다’며 제자들과 장로들을 설득했다.

사도 베드로는 회의에서 그리스도교 개종은 영적인 문제이므로 ‘할례가 필요없다’고 주장했다. 사도 바울도 그 주장을 지지했다. 공의회는 비유대인 그리스도교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채택했는데, 거기엔 부도덕한 생활을 피하라고만 되어 있을 뿐 할례의 의무는 언급하지 않았다. 결국 격렬한 토론 끝에 이들의 주장이 수용되면서 초대교회는 기독교의 세계화 문제를 해결한다. 사도행전 15장은 이 중대한 그리스도교 회의를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