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3부)] “청소년 진로교육 앞당겨야 중도 포기 확률 낮아져”
입력 2013-04-14 17:26
이나 볼테 귀터슬로市 고용지원청 청소년상담팀장
독일의 청소년 대상 진로교육은 단계적이다. 대개 우리나라 중학교 2학년인 8학년 때 구체적인 진로 탐색이 시작된다. 개개인의 적성과 잠재력을 테스트하는 시기다.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에 어떤 직업이 있는지도 이때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예비교육 단계다.
그런데 최근 일부 지역에서는 이를 앞당기려 한다. 예비교육을 7학년 때 하는 것이다. ‘자유학기제’ 도입을 앞두고 적당한 시기가 언제인지 논란이 일고 있는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귀터슬로시(市) 고용지원청의 이나 볼테(사진) 청소년상담팀장을 만나 왜 진로교육을 더 빨리하는지 들어봤다.
-앞당기는 이유는.
“8학년에 시작하면 늦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부분 청소년은 자기 직업을 확실히 정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 직업계 학교는 대개 9학년 때부터 본격적 직업교육을 받으므로 7학년 때부터 적성검사 등을 실시하는 게 적당하다.”
-진로 교육을 앞당길 때 장점은 무엇인가.
“직업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 많아지고, 중도 포기 확률을 낮출 수 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바로 직업을 찾을 수 있다.”
-저출산 문제도 고려한 것인가.
“그렇다. 독일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더 많은 학생들에게 하루라도 빨리 직업교육을 시켜 전문 인력 부족을 막으려는 목적도 있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는 학교에서 직업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과정’의 판을 새로 짜고 있다.”
-진로를 정하고, 직업을 찾는 것은 개인의 일이다. 정부가 돕는 이유는.
“사회적인 과제라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직업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면, 나이 들어 국가가 생계를 지원해야 한다. 복지비용이 더 많이 들 것이다.”
-진로 상담에서 학생이 능력과 맞지 않는 직업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나.
“다른 쪽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한다. 우리 기관 안에 직업심리학자가 있다. 적성검사와 면담 등을 통해 잘할 수 있는 것을 분석해 준다.”
빌레펠트=권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