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없는 北, 한·미 움직임 주시할 듯
입력 2013-04-13 01:02
북한은 한·미의 대화 제의에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대화 제의를 한 데 이어 12일 한·미 외교장관회담 직후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도 대화를 제의했다. 그럼에도 이날 북한의 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북한 입장을 대변해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12일 오전 ‘위기에 처한 개성공단’이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지만 전날 있었던 류길재 통일부 장관의 성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조선중앙통신에도 남한 관련 기사는 눈에 띄지 않았다. 북한은 한·미 정부의 ‘대화 메시지’에 입장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즉각적인 화답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우리 정부의 대화 제의 형태가 애매해 명분을 중시하는 북한이 수용하기에는 낮은 수준이라는 시각이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의 대화’를 통해 핵보유국가로서의 지위 인정과 국제제재 완화다. 동국대 김용현 교수는 “북한은 긴장수위를 현 상태로 유지하면서 한국과 미국의 변화 움직임을 좀 더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도 대치상태를 오래 가져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09년 2차 핵실험 때처럼 일정기간이 지난 뒤 대화 국면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박사는 “한·미 연례연합훈련인 독수리 연습이 마무리되는 4월 말쯤 경색국면이 풀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대학원대학교 양무진 교수는 “김일성 주석 생일인 15일 태양절을 기점으로 개성공단 근로자들의 복귀를 허용하는 방식으로 대화국면에 돌입할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북한이 조만간 무수단 중거리미사일이나 스커드·노동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경색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 북한이 강원도 원산 쪽으로 이동시킨 미사일의 발사 조짐은 포착되지 않고 있다. 북한 내부도 여전히 조용하다. 북한 관영언론들은 북한판 걸그룹 ‘모란봉 악단’이 인민군 부대들을 방문해 공연을 했다는 등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 1주년 축하 행사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