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배제’ 발언 진땀 뺀 정홍원 총리
입력 2013-04-12 19:14
정홍원 국무총리는 12일 북한의 전쟁 위협과 관련해 “주먹을 쓰겠다고 하는 사람 앞에서는 그 주먹이 소용없다고 느끼게 해야지 그런 사람에게 사과를 하든지, 사정을 하든지, 대화를 하자고 하는 것은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총리공관에서 기자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도발을 하면 엄청난 손해를 입는다는 (생각을 하도록) 그런 것을, 전쟁 억지력을 갖추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대화도 충분히 길을 터놓으려 했는데 계속 저렇게 전쟁의 분위기만 야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북한이 저렇게 강하게 나오는데 억지력은 무시하고 신뢰만 강조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총리는 “대화 배제를 의미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배제는 아니다. 북이 진지한 자세로 대화를 요구하면 얼마든지 응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지금 북의 태도는 대화보다는 전쟁을 얘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전쟁 억지력을 공고히 해야 한다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국정 2인자인 정 총리의 이 같은 언급은 전날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이날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남북대화를 제의한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 총리는 대북정책 혼선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다시 마이크를 잡고 “(억지력 얘기를 강조하다 보니) 어감의 차이가 있는데 약간 혼선의 느낌 있었다면 앞으로 참고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정부는 전쟁 억지력을 갖추는 노력과 함께 신뢰 회복과 협력을 위해서도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세종=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