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골프 1라운드 ‘내조대결’ 더 뜨거웠다

입력 2013-04-12 19:09

‘라이거 커플 vs 보질로이 커플.’

필드에 몸매가 훤히 드러나는 긴 베이지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나타난 여인. 갤러리들과 취재진의 눈길을 사로잡은 그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여인인 ‘스키여제’ 린지 본(미국)이었다. 무릎 부상 중인 본은 보호대를 끼고 우즈를 따라다니며 쌍안경까지 동원해 우즈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의 여자친구인 테니스 스타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의 내조도 본 못지않았다. 아이보리색 원피스와 모자를 쓰고 필드에 나선 보즈니아키는 매킬로이의 아버지와 함께 남자친구를 열심히 응원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개막된 제77회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우즈(세계랭킹 1위)와 매킬로이(2위)의 대결이 ‘내조 경쟁’으로 더욱 흥미진진하다.

본은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 금메달리스트다. 지난달 우즈가 페이스북에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둘의 관계가 세상에 알려졌다. 우즈가 2010년 8월 엘린 노르데그렌과 이혼한 뒤 만나는 여성을 공개한 것은 본이 처음이다. 둘의 연애 사실이 알려진 이후 본이 골프장에 나타나 우즈를 응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본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매일 최대한 걸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말에는 더 많이 걷게 되길 바란다”고 우즈를 응원했다. 이 커플은 본의 이름 앞 글자(Lindsay)에서 ‘Li’를 따고 우즈의 이름(Tiger)에서는 뒷부분인 ‘ger’을 더해 ‘라이거 커플’로 불린다.

보즈니아키는 전날 열린 파3 콘테스트에서 매킬로이의 캐디로 나서 관심을 끌었다. 최근 불화설에 시달리기도 했던 둘은 갤러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입을 맞추며 애정을 과시했다. 둘은 2011년 6월 매킬로이가 US오픈에서 우승한 뒤부터 사귄 스포츠계의 대표적인 ‘공인 커플’이다. 이 커플은 둘의 이름을 조합해 ‘보질로이(Wozzilroy) 커플’로 불리고 있다.

1라운드의 ‘내조 대결’에선 본이 판정승을 거뒀다. 통산 다섯 번째 그린재킷을 노리는 우즈는 본의 응원 덕분에 버디 3개에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3위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랭킹 1위 복귀를 노리는 매킬로이도 보즈니아키의 응원을 받았지만 버디 5개를 보기 5개와 맞바꿔 공동 33위(이븐파 72타)에 그쳤다.

한편, 최경주는 이날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4개를 범해 2언더파 70타를 기록했다. 마크 레시먼(호주)과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6언더파 66타로 공동 선두로 나섰고, 4타 뒤진 최경주는 공동 13위에 자리했다. 대회 사상 최연소 선수인 중국의 소년 골퍼 관톈랑(14)은 1오버파 73타로 공동 46위에 자리하는 선전을 펼쳤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