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탄두 소형화 미사일 장착 가능”
						입력 2013-04-12 18:39  
					
				더그 램본(공화·콜로라도) 미 하원의원이 11일(현지시간) 하원 군사위 청문회에서 읽은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의 보고서 한 구절에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램본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에게 질문하면서 DIA가 지난 3월 내놓은 ‘유동적인 위협 평가 8099: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이라는 보고서의 결론 부분을 인용했다. 보고서 대부분은 ‘기밀’이었지만 실수로 이 결론 부분은 ‘공개가능’으로 분류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북한이 현재 탄도미사일을 통해 운반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어느 정도 자신 있게 평가한다”면서 “그러나 (무기의) 신뢰도는 낮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정확도는 떨어질지라도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장착할 수 있을 정도로 핵탄두를 소형화하는 데 진전을 이뤘다는 의미다.
그동안 북한은 세 차례에 걸친 핵실험으로 핵무기의 폭발력을 키워왔지만 이를 무기화하는 데 결정적 요소인 소형화까지는 가지 못한 것으로 평가돼 왔다. 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성공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처음이다.
그러나 미국의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이날 밤 성명을 통해 “DIA의 평가는 다른 정보기관들이 광범위하게 동의하는 게 아니다”면서 “북한은 아직 핵탄두를 미사일에 실을 정도의 핵전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선을 그었다.
조지 리틀 국방부 대변인도 공식 성명에서 “북한 정권이 해당 구절에 언급된 종류와 같은 핵 능력을 완전히 실험, 개발 및 입증했다고 시사하기는 부정확할(inaccurate)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행정부 고위 관계자도 북한이 핵탄두를 탄도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행정부의 평가가 바뀌지는 않았다고 AFP통신에 해명했다.
그렇지만 민간 전문가들은 이번 보고서로 오바마 행정부가 지난달 알래스카와 캘리포니아에 요격 미사일을 추가 배치하고, 괌으로도 미사일 방어체제를 서둘러 옮기기로 한 이유가 설명된다고 전했다.
미국과학자연합의 핵무기 전문가 한스 크리스텐슨은 “이 보고서는 분명히 미 정보 당국이 초기 단계지만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한 첫 사례”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DIA는 미국의 적대국들의 미사일 능력을 감시하는 일에 일차적 책임이 있는 부서로, 10여년 전에는 사담 후세인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오판’했던 기관이기도 하다.
워싱턴=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