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위협 계속땐 국제적 고립밖에 없다” 재확인

입력 2013-04-12 18:39


한국과 미국의 대북 대화 압박이 가시화됐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대화 제의에 나선 데 이어 12일 방한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북한에 다시 한번 현명한 선택을 강조했다. 지금처럼 도발 위협을 계속할 경우 북한에 돌아가는 것은 국제적 고립 및 압박 심화 밖에 없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 셈이다.

앞서 한·미 양국은 지난 2일 워싱턴에서 열린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북한을 향해 대화의 테이블로 돌아와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케리 장관은 당시 북한은 대화를 선택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도발을 중단하고 진지한 논의에 참여하면 미국은 대화와 협상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새로운 대북 접근법은 아니다.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를 관통하는 대북 정책 기조는 대화와 압박 병행이라는 투 트랙 어프로치다. 다만 지금처럼 비정상적인 상황이 계속될 경우 북한이 돌이킬 수 없는 극단적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다시 한번 북한에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대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한·미 군사훈련을 계기로 B-52와 B-2 폭격기, 핵잠수함, F-22 전투기 등을 한반도에 파견하면서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지만 최근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계획을 연기하는 등 무력시위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우리 정부 역시 북한이 무력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선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의해 관계 진전을 이룰 것이라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미국에 전달한 상태다.

그러나 미 행정부 전반에는 아직도 ‘북한은 신뢰할 수 없는 상대’라는 인식이 뿌리 깊이 박혀 있어 미국의 즉각적인 정책 전환은 어렵다. 지난해 북한은 미국과의 2·29 합의에서 24만t의 식량 지원을 받는 대신 모든 핵 활동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기로 했으나 한 달여 만에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

여기에 기존 6자회담의 여러 합의도 대부분 파기한 상태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선다든지 하는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따라서 남북관계 진전은 물론 북·미 대화가 어떤 식으로든 이뤄지기 위해선 북한이 기존과는 다른 성의 있는 비핵화 조치 등을 먼저 내놓아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런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과거 경험상 남북, 북·미 간 본격적인 대화국면으로 가기에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