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회비 빼돌려 교직원 ‘성과급 잔치’… 방통대 41억 전용 적발

입력 2013-04-12 18:27

한국방송통신대학교가 기성회비 일부를 교직원 수당으로 부당하게 빼돌려 쓴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기성회비 전용은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 감사에서도 적발됐으나 고치지 않았다.

감사원은 방통대가 기관운영에 대한 감사에서 2011년 1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41억2400만원의 기성회비를 교직원 수당으로 전용했다가 적발됐다고 12일 밝혔다. 국립대학 비국고회계 관리규정에 따르면 업무에 대한 보수와 연구보조비 외 명목으로 기성회비를 쓸 수 없다. 감사원은 교육부에 조남철 방통대 총장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방통대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간 기성회비 61억3000만원을 연구촉진장려금 및 행정개선연구비 명목으로 집행했다가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됐다. 당시 교육부는 방통대에 이들 수당을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2010년 9월 새로 취임한 조 총장은 교육부에 해당 수당을 폐지했다고 보고한 뒤 다른 보조금을 같은 금액만큼 늘려 지급하는 편법을 썼다.

2011년 방통대 교직원의 평균 수당은 1761만원으로 40개 국립대학 중 1위였다. 513만원을 지급한 최하위 대학에 비하면 3.4배 정도 많았다. 게다가 방통대의 경우 45분짜리 강의를 한 번 녹화하면 3년 내내 방송하기 때문에 교수들이 강의하지 않아도 수업시간을 인정받을 수 있어 근무 부담이 훨씬 적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반면 방통대 학생들의 교내 장학금 수혜율은 37.9%에 불과해 다른 국립대 학생들의 수혜율 65∼116%에 한참 못 미쳤다.

감사에서는 또 총장이 장학금, 교육비, 시설비 용도로만 쓸 수 있는 학교발전기금으로 지역대학장들에게 보직수당 8000여만원을 주거나, 학보사 예산에서 판공비 명목으로 2300만원을 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감사원은 “기성회비를 인하해 학생 부담을 덜어주고 장학금 지급을 확대해야 한다”고 방통대에 요구했다.

정부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