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박사의 성서 건강학] 성경 속의 수명 이야기 (2)
입력 2013-04-12 17:56
성경의 기록에 의하면 인간의 수명이 역사를 거듭하며 10배 이상 줄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과연 어떤 기전을 통해 수명이 줄어든 것일까. 다시 성경 이야기로 돌아가 노아의 홍수사건을 보면 노아의 8식구만이 분명 방주로 올라갔고 방주에 오른 지 정확히 1년17일 만에 땅으로 내려옴을 기록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8식구 중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배 위에서의 삶이 이어졌다는 점이다.
과연 과학적으로 가능한 일일까. 18세기 바다를 통해 전 세계를 제패한 영국해군이 점령지를 향해 항해하면서 겪은 일 중에 많은 젊은 병사들이 불과 수개월의 항해 중 배 위에서 괴혈병으로 죽어간 사실을 상기한다면 1년 이상 무사히 선상 삶을 유지한 노아의 8식구에게는 무언가 다른 점이 있음을 암시한다고 할 것이다. 과학적으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인간을 포함하는 모든 포유류는 몸에서 스스로 필요한 양의 비타민C를 합성해 왔다. 그러나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만 비타민C 합성에 밀접하게 관련된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비타민C 생합성 능력을 잃고 현재에 이르고 있다. 즉, 영장류를 제외한 동물들이 아직도 비타민C를 간 혹은 콩팥에서 스스로 만들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영장류에서는 돌연변이가 일어난 유전자를 찾아내 그 염기서열까지 다 밝혀놓고 있다.
과연 왜, 언제 영장류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왔을까?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이 부분에 대해서 과학적인 답변을 내놓을 수 없는 것이 현재의 비타민C에 관한 과학적 현실이다. 음식을 통한 비타민C 섭취가 인간보다 훨씬 용이한 초식동물들이 아직도 꽤 많은 양의 비타민C를 간에서 생합성하고 있는 사실에 대해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이 현상에 대한 진화론적 설명은 설득력을 잃는다. 정리하면 최소한 노아시대까지 인간은 비타민C를 몸에서 스스로 만들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고 있었고 그 이후 언제인지 모르지만 돌연변이에 의해 더 이상 비타민C의 생합성은 불가능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수명이론 중에 가장 설득력 있는 이론이 활성산소 이론임은 이미 설명한 바 있다.
그 활성산소를 제거해주는 항산화제의 가장 맏형이 비타민C임을 아무도 부인하지 못한다. 이렇게 중요한 물질의 생합성 능력을 인간으로부터 거두어 가신 조물주의 뜻은 무엇일까? 그런데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엔 너무나 흥미로운 사실 즉, 수명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사실이 성경을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고 할 때 이 두 사건 사이의 관계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비타민C가 수명이론의 한 중심에 서 있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물론 인간의 수명단축 현상과 비타민C 합성능력 상실 사이의 연계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당연히 없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은 학문적 추론이 가능할 뿐이다. 돌연변이 유전자의 탄소에 대한 동위원소 분석에 의하면 5000년 전쯤에 유전자 변화가 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고 성경사에서 그 무렵 근처에 바벨탑 사건이 있었다고 하니 그저 바벨탑 사건 이후에 비타민C 합성 유전자의 변화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신앙적 추정을 해 본다.
기독인 생명과학자로서 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은 바벨탑 사건이 갖는 의미가 인간의 교만함을 꾸짖으신 사건이고 그 사건 이후에 눈에 띄게 수명이 줄어든 사실을 구체적으로 성경에 기록하고 있음을 두고 하는 말이다. 게다가 21세기 들어서 나타난 각종 새로운 바이러스 질환의 유행 행태를 볼 때 바벨탑 사건에 대한 재조명은 기독교적 생명윤리관이 유달리 강조되는 새 시대의 시대적 요청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호에서 자세히 살피고자 한다.
(계속)
<서울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