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도 ‘엄마’가 필요하다] 일부선 ‘거부감’ 목소리… 사생활 침해로 여겨지기도

입력 2013-04-13 04:01

오피스맘이 직장 내 모든 문제에 대한 만능해결사는 아니다. 오피스맘의 활동을 적극 권장하는 분위기의 이면에는 거부감도 존재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

거부감의 근간은 사무실에서 오피스맘을 맡고 있는 직원 대다수가 여성이라는 데서 기인한다. 사실상 오피스맘의 역할은 가정에서 여성들이 하는 일을 직장에서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정과 직장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여성들 사이에선 ‘오피스맘’이라는 새로운 역할이 추가되는 데 거부감을 느끼는 정서가 상당하다.

허핑턴포스트의 마가렛 존슨 에디터는 지난달 말 오피스맘 신드롬에 반대하는 칼럼을 쓰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여성이 처음 비서 정도의 직책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돌봐주는 여성상’이란 게 사무실 내에 존재했다”는 것이다. “오피스맘이란 우리가 이미 여성들에게 직장에서 그래야 한다고 여겨지는 모습이라고 수없이 말해왔던 것”이라는 게 존슨의 평이다. 직원 스스로 밑바닥부터 헤쳐 나가야 할 일을 남이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게 함으로써 겪게 되는 부작용도 상당하다고 존슨은 덧붙였다.

여성들이 느끼는 부담과는 별개로 오피스맘의 존재가 직장 내에서 역효과를 낸다는 의견도 있다. 엄마와 자녀의 관계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듯, 오피스맘과 직원들의 관계가 직장에서 늘 좋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오피스맘이 젊은 직원들에게 사적인 조언을 하는 것은 사생활 침해나 잔소리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크다고 WSJ는 전했다. 응당 회사가 책임져야 할 직원 복지를 오피스맘에게 전가하는 건 부당하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양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