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인순이씨 “다문화가정 아이들 자랑스럽게 살아갈 수 있게 도울 것”
입력 2013-04-11 21:34
“제가 대한민국에서 겪었던 어려움, 외로움, 고통뿐만 아니라 사랑, 격려, 위로를 저와 같은 다문화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습니다.”
가수 인순이(55)씨가 11일 강원도 홍천군 남면 명동리에서 다문화가정 대안학교인 ‘해밀학교’의 문을 열었다. 인순이씨는 이 학교의 교장과 이사장을 맡아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교육을 돕게 된다.
인순이씨는 이날 개교식 환영사에서 “해밀학교는 ‘비온 뒤 맑게 갠 하늘’이라는 뜻을 가진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대안학교”라면서 “이 학교를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고 스스로 좋아하는 일을 찾아 할 수 있는 꿈의 터전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내가 자랑스러운 한국 사람으로 살 수 있었던 것처럼 다문화 아이들이 그렇게 살아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약속했다.
개교식에는 최문순 강원지사, 허필홍 홍천군수,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이제훈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회장, 학생과 학부모, 마을 주민 등 500여명이 참석해 축하했다. 또 가수 패티 김, 최백호, 정훈희, 박상민, 김태우, 알리, 유열 등도 자리를 함께했다.
학교는 재학생들에게 입학금과 등록금, 교복비 등을 지원한다. 교육은 국어·영어·수학 등 보통 교과수업과 함께 자유여행, 예술문화, 이중언어 등 특성화 수업이 진행된다.
이 학교에는 이날 다문화가정 학생 5명과 입학을 희망한 일반 가정의 학생 2명 등 모두 7명이 입학했다. 경남 창원에서 전학 온 심모(15)양은 “입시 위주의 학업과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는 학교의 환경이 내게 맞지 않았다”면서 “제도권 교육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공부하고 싶어 전학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 입학생의 어머니 황후영(49)씨는 “다문화가정에 대해 잘 아시는 인순이씨와 서로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판단해 딸아이를 이곳으로 보내게 됐다”며 “재일교포 출신의 부모를 둔 우리 아이가 이곳에서 잘 적응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꾼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홍천=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