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민정음해례 상주본’ 찾기 시민들이 나섰다

입력 2013-04-11 19:23

경북 상주시민들이 상주에서 발견됐다가 사라진 ‘훈민정음해례 상주본’ 찾기에 직접 나섰다.

상주지역 문화예술·종교·유림단체의 관계자 10명은 ‘훈민정음해례 상주본 상주유치 준비위원회(임시위원장 남창희)’를 발족했다고 11일 밝혔다.

준비위는 이달 말쯤 각계각층 인사로 50명 이내 본위원회를 설립한 뒤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활동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이들이 훈민정음해례 상주본 유치에 나선 이유는 문화재급으로 판명된 훈민정음해례 상주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상주에서 2008년 7월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국보 제70호로 지정된 간송미술관 소장 훈민정음 해례본(간송본)과 동일한 판본이어서 상주본으로 불린다. 당시 상주에 사는 배모씨가 “집수리를 위해 짐을 정리하던 중 발견했다”고 밝혔으나, 상주지역 골동품 거래업자 조모씨가 “도난당한 물품이다”고 주장하면서 양측의 소송이 시작됐다.

배씨는 소송 과정에서 상주본을 숨겼다. 그는 절도 혐의로 기소됐으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난 뒤 현재 상주 자택에 머물고 있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문화재청과 검찰이 배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법원도 상주본을 회수하려고 노력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배씨는 그동안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주본은 자신만 아는 장소에 보관하고 있다”면서 공개를 꺼리고 있다.

성백영 상주시장은 “국보급 유물을 상주박물관에 소장할 수 있도록 민간 주도의 훈민정음 상주유치 위원회가 설립되는 것을 환영한다”며 “역사와 전통의 도시 이미지에 크게 도움이 되는 만큼 지원과 배려를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상주=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