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3부)] “성장·복지 두 토끼잡는 독일체제 연구”… 여당의원 3분의 1 참여

입력 2013-04-11 18:51 수정 2013-04-11 22:46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의 독일 연구모임인 ‘대한민국국가모델연구모임’(가칭)이 11일 출범했다. 모임은 성장과 복지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성공한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를 중점적으로 연구해 한국형 자본주의 발전 모형을 모색할 계획이다.

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출범식 겸 첫 모임에서 “과거 미국의 자유시장 경제 모델이 우리에게 큰 힘이 됐고 발전의 원동력이 됐지만 2000년대 이후 모순들을 드러내기 시작했다”며 새 국가 모델 모색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남 의원은 모순의 사례로 ‘사회 양극화’를 지적한 뒤 “사회적 시장경제 모델 국가들이 성장과 복지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걸 보면서 우리에게도 새 모델이 필요하겠구나 생각했다”며 독일 사례가 해법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넥스트코리아’의 저자인 김택환 경기대 언론미디어학과 교수가 이날 ‘왜 지금 독일을 공부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첫 특강을 했고 12일 두 번째 모임에선 미하엘 푹스 독일 기민당 부총재가 ‘독일의 정당정치’를 강연할 예정이다. 이후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 체제와 복지제도·노동시장, 고용정책·중소기업 지원 정책 등에 대한 강연이 이어진다. 남 의원은 “오는 7월까지 ‘시즌 1’으로 독일의 정책 모델을 분석하고 9월부터 올해 말까지 ‘시즌 2’에선 한국형 자본주의 발전 모형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의 1차 연구 대상은 독일이지만 향후 유럽 각국의 사회민주주의 체제도 공부할 계획이다. 남 의원은 “독일 사례에 한정 짓지 않고 다양한 사례를 검토해 궁극적으로 대안적인 국가모델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남 의원은 연구 지향점이 미국 중심의 ‘제1체제’와 유럽 중심의 ‘제2체제’를 종합한 ‘코리아 스탠더드’에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 성과를 토대로 법제화를 추진하고 나아가 19대 대선에서 당 공약으로 제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독일 배우기’에 대한 반응은 뜨겁다. 지난달 20일부터 가입을 받았는데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현재 54명의 의원이 가입했다. 152명의 3분의 1이 넘는 숫자다. 남 의원(5선)을 비롯해 정몽준(7선)·정의화(5선)·정병국(4선) 의원 등 당내 비주류 세력이 모임의 주축지만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의원들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이주영(4선)·최경환·김기현(이상 3선) 의원 등 남 의원과 함께 차기 원내대표 경선주자 전원이 가입해 화제가 됐다. 이병석 국회부의장은 인사말을 통해 “창조적 국가발전모델을 만들어냈던 독일의 지혜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성찰해 보자”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동근 기자 dk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