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소통’ 아닌 ‘국정’ 강조하는 靑

입력 2013-04-11 18:38


박근혜 대통령이 연쇄 식사회동을 가지며 정치권과 소통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청와대는 소통행보로 주목받는데 부담스러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대통령의 식사일정에 소통행보라는 의미를 부여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소통 때문이 아니라 국정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당연한 절차라는 설명이다.

박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불통(不通) 문제를 꾸준히 지적받았던 배경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대통령의 소통 의지를 홍보할 만도 하다. 하지만 청와대는 매우 소극적이다. 말 못할 속사정 때문이다. 최근 박 대통령의 행보가 소통 차원이라면 지금까지는 소통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가 된다는 것이다. 실제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그간 소통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우리 대통령이 평소 소통을 잘하시는 분인데 왜 언론은 굳이 소통행보라고 보느냐”고 반문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소통은 말로 해서 소통을 하는 것이 아니고, 국민을 국정의 중심에 두고 수요자 맞춤 현장 행정이 성공할 때 그것이 진정한 소통”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소통을 위해 의도적인 쇼나 이벤트를 벌이지는 않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민주통합당은 12일 박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불통 문제를 강하게 거론할 태세다. 정부조직 개편안 처리 지연, 잇단 인사 실패 등 정권 초반 국정을 어지럽게 했던 이슈들이 모두 박 대통령의 불통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있다. 박 대통령이 야당에 어떤 대답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청와대 이정현 정무수석은 이날 국회를 방문해 민주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생일 축하 난을 전달했다. 이 수석은 “대통령이 직접 (생일을) 챙기라고 했다”고 말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