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치기어린 협박 약효없이 고립 자초
입력 2013-04-11 18:14
집권 1년, 北 어디로 가나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11일로 공식 집권 1년을 맞았다. 지난해 4월 11일 제4차 노동당 대표자회의에서 당 제1비서에 추대된 이후 1년간 그가 대외적으로 보여온 모습은 멈추지 않는 폭주기관차 그 자체다.
김 제1위원장은 당초 개혁적인 통치스타일을 선보일 것이라는 기대와 또 다른 독재자 출현이라는 우려 속에 등장했다. 현재 그는 국제적 고립 속에 체제 공고화를 위해 무력 도발을 중단하지 않는 장본인으로 낙인찍혀 있다.
북한은 ‘김정은 1년’을 강성국가 전환의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노동신문은 사설에서 “당의 강화발전과 강성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에서 획기적 전환의 이정표를 마련한 거대한 정치적 사변”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공지구위성 광명성 3호 2호기 발사’ ‘제3차 핵실험 성공’을 거론하며 “김정은 동지만이 안아 오실 수 있는 통쾌한 승리”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김 제1위원장에 대해 ‘신념과 의지의 제일강자’ ‘제일 배짱가’ ‘적대세력도 경탄을 금치 못하는 명인 중 명인’으로 찬양했다.
지난 1년간 그는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先軍) 정치’를 더욱 강화했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 북한 실세그룹인 군부의 절대적 지지를 이끌어 내고 정통성도 인정받기 위해 군을 앞세우고 있다는 의미다. 김 제1위원장이 도발적으로 나서는 것은 ‘리더십과 카리스마가 부족한 젊은 지도자’라는 대외적 평가를 위기고조 방식으로 상쇄하려 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4월과 12월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 2월 제3차 핵실험, 최근 미사일 발사 위협 등은 무력으로 존재를 과시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김 제1위원장이 후계자로 내정된 2009년 1월 이후 북한 군의 공식성명이 급증한 것이나 지난달 26일 형식면에서 최고 수준인 최고사령부 성명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체제 공고화 시도는 내부적으론 어느 정도 자리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핵실험 및 로켓 관련 인사들에게 ‘공화국 영웅’ 칭호를 부여했고 주민을 직접 방문하는 등 민심확보에 나서고 있다. 또 경제개혁을 위한 각종 조치도 발표했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김 제1위원장 통치 1년은 정권 다지기에 집중한 한 해”라며 “핵심은 김정은 정권의 주축이 되는 신주류를 정치·경제적으로 공고화시키는 프로젝트였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정은 체제’가 무력 도발 위협 등 지속적인 대외 강경책을 고수하는 한 국제적으로 고립 국면이 가속화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북한이 올해 국가 목표로 경제과 함께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채택한 것은 대외적으로 핵보유국이라는 점을 인정받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 의도는 미국와의 직접 대화를 통한 체제보장보다는 고립 확대와 국제사회의 압박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분석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