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이 지적장애 초등생 성폭행하려다 살해·암매장

입력 2013-04-11 18:11

인천 서부경찰서는 11일 초등학교 시절 특수학급에서 만난 지적장애 여학생을 유인해 살해한 뒤 암매장한 혐의(살인 등)로 A군(16·중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군은 지난 10일 오후 2시50분쯤 인천시 마전동 한 초등학교 인근에서 하교하던 지적장애 2급 B양(12·초등5)을 유인해 성추행한 데 이어 장소를 옮겨 성폭행을 시도하다 반항하자 책가방으로 질식시켜 숨지게 했고 시신을 논에 묻었다.

A군은 학교 인근 상가 2층 복도에서 성폭행을 시도하다 실패하자 15분 거리에 있는 한 아파트 앞 논으로 B양을 데리고 가 흙놀이를 하는 것처럼 다시 성폭행을 시도했다. A군은 범행 당시 “흙놀이를 하자”며 미리 문방구에서 구입한 삽으로 논바닥을 팠고, B양을 구덩이에 눕게 한 뒤 질식시켰다.

A군은 범행 직후 인근 병원을 찾아가 “심장병이 있다”며 하루를 묵었고, 경찰은 탐문수사로 이날 오전 4시30분쯤 병원에서 A군을 긴급 체포했다. A군은 경찰에서 “흙놀이를 하던 중 B양이 반말로 말해 순간 화가 나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사건 당일 오후 7시50분쯤 B양의 부모로부터 딸의 가출신고를 받고 학교 주변 CCTV 녹화 내용을 확보해 A군과 함께 걸어가는 B양의 마지막 모습을 확인했다.

A군은 지적장애 등급 판정을 받지는 않았지만 공격성이 강한 품행장애를 겪고 있다. 따라서 인천 모 중학교 일반 학급에 소속돼 있으면서 매일 1∼2시간 특수학급에서 수업을 받아 왔다. A군은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고 있으며 아버지는 지방에서 일하고 어머니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