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한국준비위, 예루살렘서 부산총회 성공 기원 “지구촌 평화 정착 계기되게 하소서”

입력 2013-04-11 17:57 수정 2013-04-11 21:41


이스라엘 감람산 승천교회(아우구스트 빅토리아 승천교회)는 예루살렘에서 가장 높은 해발 850m 고지에 있다. 2000여년 전 십자가 죽음을 이기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신 예수님은 40일간 여러 사람에게 나타나셨으며, 이곳 감람산에서 5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명령을 남기고 승천하셨다. 독일의 황후 아우구스트 빅토리아는 예수님의 승천을 기념하고자 1910년 이 교회를 세웠다.

이 역사적 현장에서 10일 오후 6시(한국시간 10일 밤 12시) 세계교회협의회(WCC) 제10차 부산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하는 ‘빛의 순례 예루살렘 에큐메니컬 연합예배’가 드려졌다.

파이프오르간의 웅장한 울림이 높다란 천장까지 닿았다. 교회는 ‘비헬미나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진 독일 루터교 소속 교회다. 천장과 측면에 세계의 통치자로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다윗 솔로몬 이사야의 화려한 그림이 있어 엄숙함을 더했다.

기감 소속 김종훈 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이 “흑암과 허무, 가난과 굶주림, 분열과 폭력, 갈등으로 가득한 세상 속 생명의 빛이신 주님만이 우리의 피난처이자 생명 정의 평화의 주님임”을 고백했다. 찬송가 15장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 한국말로 장엄하게 울려 퍼졌다. 이어 아르메니아 정교회 구산 알자니안 주교가 나와 가냘픈 목소리로 기도송을 부른 뒤 성호를 긋고 내려갔다. 콥틱교회 재키 주교도 가슴에 품은 십자가를 꺼내들고 두 손 벌려 찬송을 불렀다. 흰색 성의를 입은 마이클 볼랍 루터교 목사는 WCC 총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김삼환 WCC 한국준비위원회 상임위원장이 강단 좌측 벽에 위치한 높다란 강대상에 섰다. 김 목사는 “온 세계의 영적 중심지인 이곳 예루살렘에서 시작된 2000년 역사의 복음의 횃불은 로마제국을 뒤엎고 세계를 살리는 새 창조, 새 생명의 역사를 이룩했다”면서 “동쪽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열리는 WCC 부산총회는 영적 부흥과 축복을 가져와 세계교회를 일으키고 인류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인웅 나홍균 목사도 “WCC 부산총회가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시아와 세계에 평화가 정착되는 계기가 되게 해 달라”고 간구했다. 울리케 볼랍 감람산 승천교회 담임목사는 “예루살렘에서 교파와 성향이 다른 종교지도자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기도회를 가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감탄했다.

WCC 한국준비위는 11일 오후(현지시간) 이곳 교회에서 에큐메니컬 학술세미나를 개최하며, 12일 가이사랴에서 ‘빛의 순례’ 선포식을 갖는다.

예루살렘=글·사진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