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北 감정대응 자제 한목소리 주문
입력 2013-04-11 17:56
북한 미사일 발사 위협으로 출범 후 첫 시험대를 맞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이 외교안보 부처들을 조율하며 본격적인 안보 ‘컨트롤 타워’ 행보에 나섰다. 특히 정부 내에서 여러 목소리가 나올 경우 우리 국민뿐 아니라 대외적으로도 혼선을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원보이스(One Voice) 대응론’을 주문하고 있다.
청와대에서는 북한의 위협에 대해 군사적 옵션보다는 ‘억지력’을 강조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북한 이 특별히 위험수위를 넘지 않는 한 차분한 대응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국가안보실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11일 “북한의 미사일 도발 위협이 고조된 이래 우리는 줄곧 빈틈없는 대비태세를 강조해 왔다”면서 “상황을 과장하지도 않지만 경시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국가안보실은 그동안 여러 부처에서 나오던 북한 미사일 발사 움직임과 관련된 정보를 국방부 한 곳에서 챙기도록 교통정리를 하는 한편, 온도 차이가 있었던 부처 장관들의 북한 관련 언급에 대해서도 ‘한 목소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 일각에선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지나치게 자극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도 북한의 위협 수위를 높이는 데 일정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상태다. 김 장관은 안보위기 사태 초기부터 ‘도발 시 몇 십 배 보복 응징’을 거론했으며 “도발세력은 물론 지원세력까지 초토화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다.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은 오전 8시부터 주철기 외교안보수석과 관계 비서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황점검회의를 주재했으며 취합된 대북 동향을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북한 최고사령부가 정전협정 백지화와 판문점대표부 활동 전면중지를 선언한 지난달 5일부터 군 당국이 한·미 정보감시자산을 증강, 운용해 왔다”며 “워치콘(Watch Condition)이 격상된 건 어제가 아니라 그때부터”라고 설명했다. 우리 정부 대응기조가 급작스럽게 바뀌거나 안보 상황이 긴장됐다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청와대의 전체적 기류가 감지되는 대목이다.
한편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정부를 포함해 다른 외국 정부도 차분히 대응하고 있다”면서 “한국 내에서 자국민을 소개시키거나 공관을 철수시키려는 국가는 한 곳도 없고 평양으로부터 공관을 철수시키려는 국가도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