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쳐다보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
입력 2013-04-11 17:25
최근 나온 행복서 중에서 흥미 있는 6가지를 소개한다. 대체로 ‘행복’을 키워드로 내세운 힐링서들이다. ‘긍정의 힘’ 같은 류의 책에서 느껴졌던 성공에 대한 낙관론보다는 아무리 노력해도 성공이 이뤄지기 힘든 현실을 인정하는데서 오는 ‘소극적 행복’을 강조하는 책들이 많다.
◇합리적 행복(올리버 버크먼/생각연구소)=영국 저널리스트인 저자의 독특한 행복론. 낙관주의의 부작용을 파헤치는 그는 긍정적인 생각만 하라는 주문보다 ‘인생은 행복과 고통의 융합체’인 만큼, 상황을 비관적으로 바라보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행복과 가까워지는 훨씬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한다. 원제는 해독제(The Antidote). ‘불행 또한 인생이다’라는 부제가 주제를 함축한다.
◇삶의 속도, 행복의 방향(김남희·쓰지 신이치/문학동네)=슬로 라이프 개념을 처음 제안한 일본의 환경운동가와 한국에 걷기여행 붐을 일으킨 여행작가가 함께 썼다.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는 부탄을 함께 여행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일본과 한국의 곳곳을 걷게 된 두 사람은 ‘당신은 행복한가’라는 공통 질문을 던진다. 자신을 혹사하는 자기 긍정보다는 보잘 것 없는 존재라는 걸 인정하라고 주문.
◇행복해지는 방법(모기 겐이치로/소네트)=“아무리 눈앞에 펼쳐진 길이 좁더라도, 그 길가에는 조용하고 행복한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는 것을 앤은 안다.” 뇌 과학자인 저자는 세계 아동명작 ‘빨강머리 앤’에서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낸다. 고아에 못생기고 결점 투성이인 주인공 앤을 통해서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
◇행복을 꿈꾸는 보수주의자(위르겐 토텐회퍼/피플트리)=저자는 독일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 소속 연방의회 의원을 지냈던 보수 정치인 출신. 하지만 재산의 3분의 1 이상을 공익재단에 기부하고, 제3세계 빈민층 구제를 위한 기금을 모으고, 미국의 이라크 전쟁을 비판하는 등 그가 펼쳐 보이는 삶 얘기는 따뜻한 보수의 모델을 보는 듯하다. 행복을 나눠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책(아르튀르 드레퓌스/시공사)=읽으면서 보는 맛까지 느끼게 하는 재기발랄한 형식이 돋보인다. 영화감독, 라디오 진행자 등 다양한 영역을 넘나든 저자는 지하철에서 우연히 벌어진 일화. 공원에서 만난 사람들, 냉장고 속 마카롱 등 일상적 소재를 통해 행복론을 펼친다. 행복은 도달점이 아니라 과정이라고 강조한다.
◇가족과 함께한 행복한 독서여행(곽규홍/사람들)=현직 검사가 몇몇 가족과 함께 가족독서모임을 만들어 지난 10년 동안 매달 한 권씩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토론한 내용을 책으로 엮어 냈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을 나와 고소득 전문직업인으로 사회에 기여하며 살아가는 것만이 성공적인 삶일까 등 토론 내용은 가치관과 연계돼 있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