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사 그 중심엔 항상 경제학이 있었다
입력 2013-04-11 17:24
성, 전쟁 그리고 핵폭탄/유르겐 브라우어·후버트 판 투일(황소자리·3만7000원)
중세시대 유럽의 성(城)은 고비용 저효율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보기엔 웅장할지 모르나 성을 쌓는 기간과 비용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명한 통치자들은 왕조와 영토를 지키는데 최고의 방어가 최선의 방법임을 알았다. 잘 지은 성채 하나는 상비군을 유지하고 실제 들판에서 벌이는 전투 비용을 생각할 때 기회비용 면에서도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와 역사학자인 두 저자는 지난 1000년간 벌어진 여섯 개의 군사적 상황을 현대 경제학 이론에 대입해 들여다본다. 비용 편익, 한계수확체감 법칙, 정보 불균형 등 경제 이론을 토대로 결정권자들의 행동을 분석해 전쟁사에서 경제학이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지를 입증한다.
14∼15세기 이탈리아 도시국가에서 번성한 용병제의 이면에서 용병의 충성심 보장을 위해 도입된 인센티브 제도를 읽어낸다. 1960년 프랑스가 알제리 르간에서 감행한 핵실험을 통해 재래식 군사력을 핵으로 대체하는 과정도 파헤친다. 읽다보면 북한이 자꾸 핵 위기를 조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그것이 얼마나 남는 장사인지 납득하게 된다. 채인택 옮김.
김나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