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국 겨냥 안하면 실행 가능성 낮아

입력 2013-04-10 20:32

北 미사일 요격 가능할까

북한의 무수단 중거리미사일 발사가 이뤄지면 일본과 미국의 공언처럼 목표지점 도달 전 요격이 가능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격추 실패와 중국의 입장 등 정치적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도 있기 때문에 실제 행동에 옮기기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한이 사거리 3000∼4000㎞의 무수단 미사일을 발사하면 일본 열도는 물론 미국 영토인 괌까지 사정거리 내에 들어오게 된다. 일본은 영공이 침범당했다고 판단되면 즉각 동해상에서 요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일본은 이미 지난 7일 자위대에 파괴조치 명령을 내렸다. 일본에서 파괴조치 명령이 발령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SM-3 요격미사일은 해상배치형이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영토나 영공, 영해로 날아올 경우 동해의 이지스함에 탑재된 SM-3를 발사해 요격하게 된다. SM-3는 미국이 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용으로 개발했으며, 일본도 운용 중이다. SM-3 미사일은 대기권 밖인 150∼500㎞ 고도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지상에선 지대공 유도미사일 패트리엇(PAC-3)이 배치돼 있다. 대기권으로 재진입하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일본은 북한 미사일이 직접 본토를 겨냥하지 않는 이상 실제 요격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우리 정부는 10일 북한이 일본을 의식해 동쪽으로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본 본토 바로 위를 지나지 않도록 북한이 계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 역시 북한 미사일의 괌 겨냥에 대비해 일본 동쪽 해상에 SM-3 요격미사일을 탑재한 이지스함을 배치했다. 다만 미국이 괌에 배치하기로 한 고고도방어체계(THAAD)는 지상배치형 방어시스템이지만 실제 배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요격미사일을 발사했음에도 격추에 실패했을 경우 떠안을 부담은 더욱 커진다. SM-3 요격미사일의 성능은 매우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지만, 실제 요격 성공률은 80% 안팎으로 알려져 있다. 요격미사일 발사 자체만으로 북한을 더욱 자극할 수 있고, 특히 자칫 요격에 실패할 경우 미국·일본의 미사일방어(MD) 체제 허점을 노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으로선 자신들이 주도하는 MD체제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중국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군 지휘부도 북한이 미국과 동맹국을 직접 겨냥하지 않으면 요격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