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동해 방향으로 쏠 가능성 크지만 남쪽 발사 우리영공 지나갈수도
입력 2013-04-10 18:24 수정 2013-04-10 22:12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무수단을 한반도의 동쪽 또는 남쪽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과거 사례에 비춰볼 때 동해 방향으로 쏠 가능성이 가장 크지만 남쪽으로 쏴 우리 영공을 지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10일 “동쪽으로 쏜다면 일본에 부담을 덜 주는 방안으로 홋카이도와 일본 본토인 혼슈 사이를 통과하도록 쏠 수 있다”며 “남쪽으로 쏘면 남한을 통과한 뒤 제주도 동쪽과 일본 규슈 사이를 지나 필리핀 동쪽 해역에 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무수단의 사거리가 3000∼4000㎞에 이르는 점, 정치적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북한 미사일이 이 같은 궤적을 그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북한이 무수단을 한 발만 쏠지, 두 발을 (동쪽과 남쪽으로) 나눠 쏠지 전혀 알 수 없다”며 “미사일이 우리 영공을 통과할 경우에 따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강원도 원산을 포함한 동한만 일대에서 무수단 두 발을 포함해 스커드와 노동미사일 등을 동시에 발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추적하기 위해 이지스함을 동해에 두 척, 서해에 한 척 배치한 상태다. 미사일이 동쪽으로 발사될 경우 동해 이지스함이, 남쪽으로 발사될 경우 서해 이지스함이 추적하게 된다. 일본 역시 동해 쪽으로 미사일이 발사될 것에 대비해 이지스함 두 척을 배치했다.
정부는 또 북한이 요격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면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면 1단 추진체가 떨어지는 지점이 알려지게 되고, 미사일 탄도의 궤적도 노출된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과 일본이 미사일 요격을 공언한 상황에서 일부러 탄도 궤적을 알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북한 미사일이 우리 영공을 통과하더라도 요격은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 관계자는 “무수단 미사일이 우리 영공을 지나가면 고도가 100㎞ 이상이기 때문에 사거리 30㎞인 우리 요격체계 패트리엇(PAC-2)으로는 요격할 수 없다”면서 “우리 국민에게 피해가 있으면 그만큼 응징한다는 것이 군의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군은 오는 7월까지 탄도탄 작전통제소(AMD-Cell)를 전력화하는 등 한국형 미사일방어(KAMD) 체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향후 요격미사일 성능 개선을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무수단 미사일은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이미 시험발사를 마쳤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군사전문 연구소인 글로벌 시큐리티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란과 공동으로 이란에서 무수단 미사일 시험발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