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렌터카 사업까지 ‘야금야금’
입력 2013-04-10 18:22
대기업에 이어 최근 대형마트까지 자동차 렌털 사업에 진출하면서 설자리가 줄어든 소규모 렌터카 업체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14일 CXC모터스와 제휴를 맺고 서울 잠실점, 구로점, 경남 창원점, 키즈마트부산점, 대덕점 등 5개 점포와 온라인 쇼핑몰인 롯데마트몰 렌터카 사업을 시작했다. 국산차 쉐보레 크루즈와 SM5, 수입차 시트로앵 DS3 등 3개 차종을 월 59만9000∼69만9000원씩 받고 이용객에게 24∼55개월간 빌려 주는 사업이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5월 셰어링 전문업체인 그린포인트와 제휴를 맺고 시간 단위로 차를 빌려 쓸 수 있는 ‘카 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 점포당 월평균 50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중소 렌터카 업체들은 울상이다. 서울 영등포구에서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이모(46)씨는 “KT금호와 AJ렌터카 등 대기업이 렌터카 시장에 진출하기 전에는 하루 평균 2∼3건은 계약했었지만 요즘에는 열흘 동안 4∼5건도 계약하기 어렵다”며 “이제 대형마트까지 가세했으니 계약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는 김모(52)씨는 “대형마트에 입점한 렌터카 업체들의 시장 규모가 그리 크진 않지만 제휴조차 맺지 못하는 동네 업체들에 비해 훨씬 유리한 상황”이라며 “대기업, 대형마트는 홈쇼핑 등을 이용해 대규모 홍보도 가능하지만 영세 업체들은 홍보 자체도 불가능해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10일 ‘전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렌터카 사업자의 96%는 500대 미만의 중소사업자며 100대 미만의 소규모 영세사업자가 50% 이상이다. 연합회 관계자는 “주변에 사업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영세업주들이 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상생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시장환경이 바뀌고 소비자의 요구가 많아지므로 계속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새 점포 확장이 어려운 대형마트는 새 수익원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렌털서비스는 당분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안에 전국 40개 주요 점포로 렌터카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