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산단서 유황가스 누출… 200여명 병원행
입력 2013-04-10 18:16
충북 청원군 오창산업단지의 한 안경렌즈 제조공장에서 10일 황 성분이 함유된 가스가 유출돼 인근 공장 근로자 등 200여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1000여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최근 잇달아 발생하는 유해화학물질 누출사고에 충북지역 주민들의 안전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청원군 오창산단 내 D광학의 안경렌즈 공장에서 이날 오전 3시 황 성분이 함유된 매캐한 냄새의 가스가 배출됐다. 이 사고로 인접한 반도체 제조업체 N사의 직원 210명이 구토와 두통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인근 병원들로 분산 이송돼 혈액검사 등을 받았다. 증상이 심한 6명은 응급실에서 처치를 받기도 했으나 중환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N사는 오전 4시 D광학에 인접해 있어 가스에 직접 노출된 제2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일하던 근로자 250명과 출근하던 직원 700여명을 제1공장과 공원 등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D광학 측은 “전날 수리한 여과 장치가 오전 3시부터 2시간가량 작동을 멈추면서 걸러지지 않은 가스가 누출됐다”며 “누출된 가스는 렌즈 제조에 쓰이는 ‘모노머’라는 물질로 소량의 황 성분이 함유됐지만 인체에 유해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액상 원료를 고체화하는 과정에서 중합기 과열로 인해 원료가 타면서 황화수소(유황) 가스가 배출됐다는 것이다. 배출가스에는 이산화황,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3가지의 유해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신고는 가스가 누출된 지 4시간이 지난 오전 7시10분에야 충북소방본부에 접수됐다. 신고자도 D광학 직원이 아니라 N사 직원이었다.
소방본부는 “여과 장치 수리를 마쳐 오전 6시쯤부터 D광학 생산라인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원=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