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남·북·미·일에 각각 경고

입력 2013-04-10 18:04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10일 한반도에서 갈수록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을 놓고 북한, 미국, 한국, 일본 4개국에 대해 강한 어조로 서로 다른 경고를 던져 주목된다.

특히 한반도 현 정세와 관련해 북한의 책임이 가장 크다는 입장을 드러내면서 북한에 대해 “형세를 오판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동시에 미국에게는 “불난 데 기름을 붓지 말라”면서 한반도 위기 국면을 자국에 이로운 방향으로 몰고 가는 행동을 지적했다.

인민일보는 해외판을 통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제문제전문가 화이원(華益文)의 논평을 ‘4개국에 4가지 말을 전한다’라는 제목으로 1면에 부각시켰다. 논평은 북한, 미국, 한국, 일본 순서로 소제목을 달 만큼 한반도 정세와 관련된 각국에 던지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논평은 한국에 대해서는 “초점을 놓치지 말라”는 소제목 아래 “전쟁이 일어나면 한국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될 나라 중 하나”라면서 “미국의 장단에 춤을 추지 말고 긴장을 완화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본에는 “남이 위급한 때를 틈타 한 몫 보려고 하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일본은 북한이 위성이나 미사일을 발사할 때마나 이를 군비 확장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밝혔다.

논평은 무엇보다도 북한에 대해서는 “국가 안보 등 군비를 강화하는 이유는 100가지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어기면서까지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해야 할 이유는 하나도 없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한반도 정세가 북한이 생각하고 바라는 대로 진행될 것이란 보장도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에 대해 안보리 결의라는 ‘보검(寶劍)’을 갖고 있지만 이를 넘어서는 단독 대북 제재를 하게 되면 정반대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면서 “지난 십수년 동안 미국이 북한에 제재를 가하고 고립시킨 것이 한반도의 모순을 초래한 근원 중 하나”라고 밝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에 대해 “중국은 평양에 대해 강한 경고를 쏟아내고 있지만 북한을 포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팡중잉(龐中英) 런민대학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중국은 북한이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갈수록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丹東)에서 국경을 넘어 북한으로 가는 단체 관광이 중단됐다고 AF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그러나 사업상 북한 방문은 여전히 허용되고 있다고 단둥 국경검문소 직원이 말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