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예산 자동삭감 시퀘스터 때문에… 빈 라덴 사위 재판 연기

입력 2013-04-10 17:39

미국 의회의 대립으로 좀처럼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시퀘스터(연방예산 자동삭감)의 영향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번졌다. BBC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사위이자 최측근 중 하나로 알려진 ‘아부 게이스’의 재판이 연기됐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법원이 지정한 게이스의 재판일은 2014년 1월이지만 시퀘스터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국선변호사들은 올 가을부터 차례로 무급 휴직을 떠나도록 규정돼 있다. 이 때문에 게이스 재판을 담당할 변호사가 1월 열릴 재판을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부 게이스는 2001년 미국 뉴욕에서 일어난 9·11 테러의 범죄 계획을 짜는 데 가담한 혐의를 받는 거물급 테러리스트다. 그러나 지금은 언제 열릴지 알 수 없는 재판을 하릴없이 기다리는 신세가 됐다.

불똥은 백악관도 피하진 못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일주일에도 수차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저녁식사를 책임져 온 샘 카스 백악관 부주방장이 곧 무급 휴가를 떠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카스는 요리뿐 아니라 대통령의 영양관리 고문에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의 아동비만 퇴치 프로젝트 ‘레츠 무브(운동합시다)’에도 관여하는 인물이다. 카스는 “무급 휴가에 들어가더라도 ‘레츠 무브’에는 영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 삭감이 무색한 영역도 있다. CNS뉴스 등 미 언론들은 국무부가 벨기에에 주재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사관저의 4년간 정원관리 비용으로 70만4198달러를 배당했다고 전했다. 비난이 일자 국무부는 “이는 나토 소속 동맹국 인사들을 초청하는 유서 깊은 장소인 ‘트루먼 홀’을 관리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