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정의 바둑이야기] 변상일 생애 첫 우승

입력 2013-04-10 17:11


랭킹 1위와 2위의 대결로 큰 관심을 모았던 제14회 맥심커피배 입신최강전이 지난달 27일 막을 내렸다. 1위 이세돌 9단과 2위 박정환 9단이 결승에서 격돌해 우승컵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웠던 맥심배는 예상을 깨고 박정환이 2대 0 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

최정상들의 대결에 이어 또 다른 관심을 모았던 2013 동아팜텍배 오픈신인왕전 결승전이 다음날인 28일 열렸다. 최근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이동훈(15) 2단과 변상일(16) 2단이 결승에서 만났다. 두 기사가 결승에서 만난 것은 4년 만이다. 하지만 4년 전 그 무대는 대한생명배 어린이 국수전 아마추어 대회로 이동훈이 승리를 거두며 1년 먼저 2011년 프로무대에 올랐다. 한 살 많은 변상일은 2012년 1년 늦게 프로가 됐지만 이후의 행보는 달랐다. 입단과 동시에 올레배에서 이창호 9단을 꺾고 이동훈보다 먼저 2단에 올라 차세대 주자로 급부상했다. 그리고 생애 첫 프로기전 결승에서 변상일은 첫 우승의 영예를 안았다. 기보는 2013 동아팜텍배 오픈신인왕전 결승 단판 대국.

<장면도> 무던한 포석의 진행이다. 흑은 1로 우상귀 모양을 최대한 키워간 장면. 백은 2로 삼삼에 붙여왔다. 흑의 소목 눈목(目)자 굳힘에서 자주 등장하는 급소. 쉽게 흑의 집을 굳혀주기 전, 일종의 응수타진이다.

<참고도> 흑이 1로 그냥 늘어서 받아 주면 귀에서 손쉽게 수가 난다. 백은 2, 4로 호구를 친다. 흑이 A로 단수를 쳐도 언제든 B로 버텨 패를 만들 수 있는 자리. 이미 우상귀 흑은 많은 돌을 투자한 만큼 그냥 받아주는 것은 내키지 않는 모양.

<실전도> 흑은 1로 최대한 버텼다. 하지만 이렇게 강하게 버틸 때에는 주변 배석을 잘 살펴야 한다. 때론 가벼운 응수타진에 승부가 결정될 정도의 큰 수가 나기도 한다. 백은 2로 붙여 다시 한번 흑의 의도를 물었다. 흑은 역시 3으로 최강의 대응. 이후 실전에선 백도 바로 이곳을 움직이지 않고 A와 B의 활용을 노려보며 추후 움직임을 도모했다.

상대가 모양을 키우거나 집 모양을 굳혀 갈 때에는 미리 응수타진을 해서 약간의 흠집을 만들어 두는 것이 좋은 작전이다.

<프로 2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