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물차 주차장 부족… 주택가 점령 골머리
입력 2013-04-09 20:06
광주지역 중·대형 화물차 7000여대가 주택가 공터 등에서 불법 밤샘주차를 반복하고 있으나 뾰족한 주차대책이 세워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광주시는 9일 “시내 전체 화물차는 지난해 말 현재 1만1500여대로 이 중 차고지로 지정한 화물주차장에 반드시 주차해야 되는 중·대형 화물차만 8200여대다”고 밝혔다.
1.5t 이상 사업용 화물차는 차량등록 때 지정 차고지를 의무적으로 확보하도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차체 길이만 4∼10m씩 되는 화물차 전용 주차공간은 각화동 광주화물터미널과 풍암동 물류화물터미널 단 2곳으로 모두 1250대분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도심의 주택가 이면도로와 도로변 등에서는 밤마다 대형 화물차들이 경쟁적으로 주차공간을 찾아 헤매는 상황이다. 호남고속도로와 가까운 광주 모 대학 근처와 문흥지구, 일곡지구 도로 등은 날마다 이런 화물차들이 도로 한쪽을 빼곡히 점거하고 있다.
화물차들은 새벽에 운행하기 전 엔진을 예열하기 위해 굉음을 발생시키거나 공회전을 하는 경우가 많아 차량소음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집단민원이 끊이지 않는다.
시는 올해 말까지 하남동 진곡산단 5만2648㎡에 239억원을 들여 제3의 공용 화물터미널을 건립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규모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활용방식이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아 벌써부터 화물차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시는 주유소와 정비소, 검사소, 세차동, 휴게동 등을 갖춘 400대 동시주차 규모의 주차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화물차 운전자들은 “수익성에만 치중할 경우 주차공간이 최소한 100대 이상 대폭 줄어드는 데 비해 주차비용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합법적 밤샘주차를 하도록 최대한 주차면적을 넓혀야 한다”며 “진곡산단 외에도 각 자치구별로 중·소형 공용 화물차고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김집중 시 교통정책과장은 “공공성 확보를 위해 진곡산단 화물주차장을 도시공사나 화물조합에 위탁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