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기업, 新성장동력 찾아 대변신 중

입력 2013-04-09 19:53 수정 2013-04-09 22:47


세계 최대 검색업체인 구글은 초고속 인터넷망 사업자가 되고, 국내 1위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은 헬스케어 사업을 벌인다. 지금은 낯설지만 몇 년 후면 당연한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일들이다. IT기업들의 변신은 ‘빛의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엔가젯 등 다수의 미국 매체들은 구글이 9일(현지시간) ‘구글 파이버(Google Fiber)’로 불리는 광통신망 사업을 텍사스주 오스틴시로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난해 7월 캔자스 시티에서 처음 ‘구글 파이버’를 시작한 이후 두 번째 지역이다. 구글 파이버가 제공하는 기가비트 인터넷은 현재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100Mbps급 광랜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

이밖에 구글은 모바일 메신저 업체인 왓츠앱을 10억 달러에 인수한다는 소문에 휩싸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최근 세계 최초로 정보통신기술(ICT)과 헬스케어를 융합한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헬스온’을 선보였다. ‘헬스온’은 손목이나 허리에 착용하는 활동량 측정기 ‘액티비티 트래커’에서 수집된 생체 정보를 스마트폰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분석해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형태의 서비스다. 서울대병원과 협업을 통해 식이습관, 운동량 등을 개인별로 맞게 설정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ICT기술과 의학을 접목해 ‘예방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헬스케어 사업을 솔루션, IPTV와 함께 올해 신성장동력으로 선정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현재 사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활력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다른 분야와 결합을 통해 시너지를 낸다는 점에서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와도 부합한다.

구글이나 SK텔레콤처럼 시장지배 사업자들이 신사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순간의 방심이 회사의 존폐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1865년 제지회사로 출발했던 노키아가 수차례 변신을 통해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제조업체로 거듭났지만 스마트폰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몰락한 것은 IT기업들에 큰 교훈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컴퓨터 제조업체 델(DELL) 인수전에 참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사상 최초로 애플의 iOS를 사용하는 단말기 판매량이 윈도 운영체제 단말기 판매량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 개방성을 무기로 PC 운영체제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던 MS가 모바일 시대에 접어들면서 애플에 밀리는 변화가 생긴 것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