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中, 韓·삼성 잘 알아 책임감 느껴”

입력 2013-04-09 19:54 수정 2013-04-09 22:47


‘아시아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포럼에 참석했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책임감을 강조했다.

이 부회장은 9일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제일 놀란 것은 시진핑 국가주석부터 중국 관리까지 한국과 삼성에 대해 너무 많이 잘 알고 있더라”면서 “우리가 더 잘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 연구소가 있는데 거기에 삼성을 연구하는 태스크포스(TF)가 있더라”면서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고 얘기했다.

이 부회장이 귀국 일성으로 책임감을 강조한 것은 삼성의 턱밑까지 쫓아온 중국 기업들이 삼성을 따라잡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삼성이 1위를 수성하기 위해 더 노력하고 더 긴장해야 한다는 위기감을 임직원들에게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보아오포럼 기간 동안 시 주석을 두 차례 만나기도 했다.

지난 7일에는 시 주석이 포럼 이사회의 주요 멤버를 초청한 자리에 신임 이사 자격으로 15명의 이사진 중 한 명으로 만났다. 8일에는 시 주석이 중국 내 투자한 기업인들을 초청하는 자리에 초대됐다.

중국은 전기자동차·의료장비·통신시스템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위협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시 주석 등장 이후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세계의 시장’으로 떠올랐을 뿐만 아니라 기술력까지 갖추고 있다. 화웨이·레노버 등 중국 IT기업은 기술력은 물론이고 해외 마케팅 능력까지 갖춰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국이 이제 해외에서 들여온 기술로 단순 조립하는 데 머물지 않고 스스로 구축한 연구개발(R&D) 능력을 본격 가동할 것이기 때문에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부회장의 인식으로 보인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