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부총리는 회의를 좋아해

입력 2013-04-09 18:40


기획재정부는 이달 들어서 매주 월요일 오전 9시에 확대간부회의를 열고 있다. 회의에는 각 실·국별 국장급 이상 간부뿐 아니라 주무 과장까지 배석해 현안을 논의한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취임한 뒤 생긴 변화다.

기재부 관계자는 9일 “이전에는 회의를 간소화하자는 방침에 따라 확대간부회의를 1년에 3번 정도밖에 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는 매주 확대간부회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현 부총리 본인이 세종시에 없으면 1차관이 주재해서라도 꼭 회의를 하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확대간부회의 정례화는 서울과 세종시로 이원화되면서 발생하는 업무공백을 해결하려는 고육책이다. 현 부총리의 주간 일정은 청와대·국회 보고, 각종 면담, 간담회로 채워져 대부분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집무실도 서울 예금보험공사 사무실을 쓰고 있다. 현 부총리는 간부회의 전날인 지난 7일 세종시 첫마을에 있는 관사에서 묵은 뒤 다음 날 오전 회의를 주재했다. 곧바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현 부총리를 수행하는 간부들도 세종시를 비우는 일이 잦다. 기재부 다른 관계자는 “요즘 간부들끼리도 세종시에서 얼굴 보기가 힘들다”면서 “확대간부회의를 매주 하기로 한 것도 세종시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부회의 내용도 바뀌었다. 기존 회의는 간략한 보고사항이나 보도와 관련된 내용을 체크하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확대간부회의가 매주 열리면서 각 실·국별 현안과 진행상황을 압축해 현 부총리에게 보고하고 있다. 회의가 길어져 1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한다. 서면 보고보다 대면 보고를 중시하는 현 부총리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