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장관 꼬리문 탈세 의혹
입력 2013-04-09 18:39
프랑스 정부가 꼬리를 무는 장관들의 탈세 스캔들에 각료들의 재산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제롬 카위작 예산장관이 해외 비밀은행 계좌 문제로 사퇴한 데 이어 로랑 파비우스 외무장관도 스위스 은행에 비밀자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정부 차원에서 특단의 조치에 나선 것.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장 마르크 애로 프랑스 총리는 8일(현지시간) “우선적으로 모든 정부 각료의 재산 신고 내역을 15일까지 공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궁지에 몰린 사회당 정권이 각료들의 재산 내역을 최대한 상세히 공개하며 투명성을 강조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정치권과 여론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프랑스 야권은 더 많은 각료의 해임을 촉구하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을 압박하는 형국이고, 지지층인 좌파 인사들마저도 카위작 사건을 계기로 ‘올랑드 때리기’에 나섰다.
이미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정권 지지도는 불신을 넘어 혐오감으로 치닫고 있는 모습이다. 프랑스 언론들에 따르면 예산장관 스캔들 이후 실시된 최근 여론조사에서 프랑스 국민 77%는 정치인이 부패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33%는 의회 해산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랑드 정부는 개각에 유보적인 입장이지만 적극적인 쇄신 없이는 난국을 헤쳐 나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파껍질 까듯 드러나는 카위작 사건의 전모에 파비우스 장관의 비밀자금 의혹이 더해지면서 정권의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르피가로는 8일 카위작 전 장관이 당초 스위스 은행에 60만 유로(약 8600만원)가 아닌 1500만 유로(220억원)를 예치하려 했다고 추가 보도했고, 카위작 사건을 처음 폭로한 주간지 메디아파르는 파비우스 장관의 스위스은행 계좌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