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줄어드는 프로야구… 눈높이 어긋난 경기력에 팬 허탈
입력 2013-04-09 18:35
올 시즌 프로야구가 이상하다. 지난 시즌 꼴찌 한화와 올해 1군 무대에 오른 9구단 NC의 부진도 심상치 않다. 애초부터 ‘2약’으로 분류됐지만 이정도일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 못했다.
지난해 역대 최다인 715만6157명의 관중을 야구장으로 끌어 모은 한국 프로야구는 올 시즌엔 9개 구단 체제로 의욕적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팬 눈높이를 못 맞추는 ‘뻔한 승부’에 야구인들이 점차 외면하고 있다. 지난해 28경기를 기준으로 평균 1만3003명이 관전했는데 올해에는 1만1720명에 그치고 있다.
시선은 ‘꼴찌 형제’로 모아진다. 최근 4년간 3차례 최하위에 그친 한화와 어린 선수들이 많고 전력이 검증되지 않은 막내 NC가 그 요인이라고 지목한다. 팀 수가 늘어나면서 경기력이 떨어지면 팬들이 되레 외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한화는 에이스 류현진이 미국으로 떠났지만 ‘전설의 명장’ 김응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잔뜩 기대를 모았다. NC 역시 신인 드레프트에서 우선순위로 좋은 유망주를 많이 뽑았다.
그러나 기대는 허망하게 무너지고 있다. 8일 현재 한화는 7연패, NC는 5연패 늪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이라 속단은 금물이지만 너무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야구는 매일 한다’는 금언도 깨졌다. 9구단 NC가 개막 2연전에 휴식을 취했고 디펜딩챔피언 삼성이 4일(이동일 포함)간 쉬었다. 서울 잠실에서 재기의 나팔을 불었던 SK는 주말 3연전을 통째로 쉬며 관중 몰이에 실패했다.
한화와 NC는 벌써부터 상대팀 승부 쌓기의 제물로 전락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팬들의 발걸음도 주춤거린다. 스포츠의 핵심인 승부의 의외성이 없다면 팬들이 굳이 경기장을 찾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한화와 NC의 부진이 프로야구 전체 흥행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런 패턴으로 가면 올 시즌 흥행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두 팀의 맞대결 3연전인 16∼18일(대전) 이전에는 둘 다 첫 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