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선형·모비스 양동근 “가드 지존 가리자”

입력 2013-04-09 18:35

“이번 시즌은 가드에서 시작해 가드로 끝날 것이다.”(문경은 서울 SK 감독) “탄탄한 가드진을 보유한 팀이 좋은 성적을 낼 것이다.”(유재학 울산 모비스 감독)

2012∼2013 KB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챔프전)에서 맞붙는 양 팀 감독은 이번 시즌 정규리그 초반 가드가 전체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들의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패기 넘치는 가드 김선형(25·1m87)을 보유한 SK는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경험이 풍부한 가드 양동근(32·1m81)을 앞세운 모비스는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와 6강, 4강 플레이오프(PO)에선 외국인 센터들의 활약이 크게 돋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가드들이 코트를 점령했다. 이번 챔프전도 ‘가드 놀음’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SK와 모비스는 강한 수비에 이은 속공을 전개하는 팀이다. 가드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13년 만에 챔피언 등극을 노리는 SK는 김선형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김선형은 처음으로 치른 PO 4경기에서 평균 17.8점, 4.8리바운드, 3.3어시스트, 2.0스틸로 맹활약했다. 특히 4강 3차전에선 30점을 쓸어 담아 승부사 기질을 보여 줬다.

김선형은 챔프전 진출을 확정지은 뒤 “코트에서 뛰다 보면 나도 모르게 공격본능이 드러난다”며 “모비스의 전력이 정규리그 때보다 업그레이드된 것 같지만 경기는 상대적이기 때문에 한번 일을 내 보고 싶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모비스 양동근의 장점은 큰 무대 경험이 많다는 것이다. 양동근은 2006∼2007 시즌 모비스를 챔프전 정상에 올려놓으며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2010년에도 모비스를 통합챔피언 자리에 올려놓았다. 양동근은 이번 시즌 4강 PO에서도 평균 12.3점, 5리바운드, 5.7어시스트, 2.3스틸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펼쳐 보였다.

농구는 키가 아니라 가슴으로 한다는 말이 있다. 화려한 드리블과 절묘한 패스 그리고 결정적인 한 방을 갖춘 키 작은 두 가드가 설레는 가슴으로 출격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챔프전 1차전은 13일 오후 2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