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트 푸어’ 2년새 48만2000가구 늘어
입력 2013-04-09 17:54
소득에 비해 과도한 집세 부담에 시달리는 이른바 ‘렌트 푸어’ 가구가 지난 2년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12년 주거 실태조사’ 결과 소득의 30% 이상을 집세로 쓰는 가구가 2년 전보다 48만2000가구(25.3%) 늘어난 238만4000가구로 추정된다고 9일 밝혔다.
렌트 푸어 가구들을 임차 형태별로 보면 전세가 68.0%(162만1000가구)로 가장 많았고, 보증부 월세는 27.7%(66만1000가구), 월세는 4.2%(10만1000가구)였다. 또 전세 세입자의 42.8%, 보증부 월세 세입자의 20.4%, 월세 세입자의 23.1%가 소득의 30%가 넘는 집세를 부담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세 보증금의 이율을 8%로 계산한 경우다.
집세 부담에 시달리는 것은 저소득층뿐만 아니었다. 렌트 푸어 가구들을 소득계층별로 보면 ‘중위소득 50% 초과, 150% 이하’의 중소득층이 111만2000가구로 가장 많았고, 중위소득 50% 이하의 저소득층이 77만4000가구로 뒤를 이었다. 중위소득의 150%가 넘는 상대적 고소득층 중에서도 49만7000가구는 소득에 비해 과중한 집세를 내고 있었다.
렌트 푸어 가구 증가와 함께 전체 세입자의 임대료 부담 비율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임차 가구의 소득 대비 임대료 부담 비율은 2008년 22.8%에서 2010년 23.1%로, 지난해 26.4%로 꾸준히 늘고 있다.
임대료 부담 증가에 따라 저소득층 세입자들은 ‘비자발적 이사’로 내몰리고 있다.
현재 살고 있는 집으로 이사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저소득층은 ‘전월세 계약 만료’(19.1%)와 ‘소득 감소 등 형편이 어려워서’(14.9%)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