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여인’ 대처 떠나다… ‘영국病’ 치유한 첫 여성 총리

입력 2013-04-08 22:19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8일(현지시간) 오전 87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대처 전 총리의 대변인인 팀 벨 경은 “대처 전 총리의 가족들이 오늘 아침 뇌졸중으로 별세했다고 전했다”며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슬프다”고 밝혔다. 팀 벨 경은 “대처는 영국의 가장 훌륭한 총리 중 한 명이었다.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는 데 자신을 바쳤으며 영국을 사랑했다”며 애도했다.

영국 최초의 여성 총리를 지낸 대처는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세 차례나 총선을 승리로 이끈 시대의 인물이었다. 20세기 들어 최초로 총리직을 세 번 연임한 그의 재임기간은 1827년 이래 가장 길다.

대처 전 총리는 19세기 최대 제국을 자랑한 영국이 1970년대 들어 저성장과 고물가로 ‘영국병’을 앓자 비효율을 타파하고 긴축정책과 정부 개혁을 통한 경제부흥 정책을 강력히 추진해 역사의 흐름을 바꾼 것으로 평가받는다.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아르헨티나에 승리를 거두고,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구 소련을 제압해 냉전 종식을 이끌어냈다. 10여년 전 뇌졸중 증세가 나타난 이후부터는 대외 활동을 자제했으며 지난해 방광에 문제가 생겨 수술을 받기도 했다.

대처 전 총리 별세 소식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이 애도를 표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큰 슬픔에 빠졌다고 버킹엄궁이 전했다. 스페인에 머물던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위대한 지도자, 위대한 총리, 위대한 영국인을 잃었다”고 밝혔다. 고인의 평소 뜻에 따라 장례식은 국장이 아닌 일반장으로 치러진다.

박유리 기자 nopim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