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에 안될끼다” “문재인이 도우면…”

입력 2013-04-08 18:39

‘확실한 영도 발전.’(새누리당 김무성 후보) ‘영도 사람들이 이깁니다.’(민주통합당 김비오 후보)

8일 부산 남포동에서 영도구로 넘어가는 영도대교 위에선 멀리 양당 후보의 대형 선거 현수막이 눈에 들어왔다. 새누리당은 ‘지역 발전’을, 민주당은 ‘지역 토박이론’을 내세웠다. 4·24 국회의원 재선거 공식 선거운동을 사흘 앞둔 영도 민심을 살펴봤다.

영도대교 위를 달리던 택시기사 지소남(70)씨는 “김무성씨가 워낙 거물이라서 야권이 고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도 영도 사람이지만 영도는 일단 보수층이 많습니다. 이번에 야권에는 김비오씨 말고 민병렬씨도 나왔잖아요? 지난해에는 단일화해도 야권이 졌는데 이번에는 자기들끼리 서로 표를 뜯어먹고 있으니….”

‘김무성 대세론’ 속에 최대 변수는 영도 출신 민주당 문재인 의원의 선거 지원이다. 문 의원의 파급력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영도 남항시장에서 만난 하상안(52)씨는 “민주당 지도부가 내려오고 문 의원이 돕는 것도 당에서 영도에 성의를 표시하는 거지, 선거에서 이긴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문 의원은 대선 때 국회의원 사퇴를 안 해서 ‘양다리 걸친다’는 말이 많았다”고 했다. 반면 조우봉(34)씨는 “문 의원이 오면 나부터 나가서 같이 사진을 찍겠다. 문 의원이 나오면 야당이 힘을 좀 받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근 KBS 여론조사(신뢰도 95%, 표본오차 ±3.7%)에서는 지지율이 김무성 후보 48.7%, 김비오 후보 14.9%, 통합진보당 민병렬 후보 14.1%로 나타났다. 김비오 후보는 2위 싸움도 만만치 않은 형국이다.

이런 기류를 반영한 듯 민주당 지도부는 영도에 총출동했다. 문희상 비대위원장 등은 영도구청에서 비대위를 열고 남항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눴다. 반면 김무성 후보는 “새누리당 중앙당 인사들은 영도다리를 건너오지 말라”며 ‘나홀로’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영도는 1992년 14대 총선 이후로 새누리당이 한 번도 의석을 뺏기지 않은 ‘아성’이다. 반면 진보 진영에도 한진중공업 투쟁으로 노동운동의 ‘상징’이 된 곳이다. 구민들은 한진중공업의 활성화에 관심이 많았다. 마트를 운영 중인 장성헌(65)씨도 “영도는 젊은 사람들이 다 빠져나갔다. 밥벌이할 만한 직장이 없고 너무 낙후돼 있다”며 “한진중공업이 수주가 잘 돼야 동네가 산다”고 했다. 김옥자(67·여)씨도 “지금 한진도 잘 안되지, 동네 사는 게 말이 아니다”며 “문 의원이 대통령 됐으면 좋았을 건데 못됐으니 힘이 있는 김무성씨라도 되는 게 아무래도 안 낫겠느냐”고 말했다.

여야 모두 지역주민들의 선거 무관심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영도는 지난 총선에서도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밑돌았다. 남항시장에서 만난 배경숙(53·여)씨는 “시장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지만 선거에 무관심하다”며 “‘누가 해도 똑같다’ ‘기대 안 한다’는 반응이 제일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