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저울질 “신당·민주당 입성·무소속”
입력 2013-04-08 18:39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끝나기도 전에 무소속 안철수 후보를 둘러싼 야권 정계개편 문제가 재차 정치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민주통합당의 시선이 5·4 전당대회에 온통 쏠려 있고 안 후보도 귀국 후 “당분간 선거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정계개편 이슈가 수면 밑으로 가라앉는 듯했다. 하지만 잔잔하던 호수에 돌을 던진 건 이번에는 안 후보였다.
안 후보는 8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당선 이후 행보로 신당 창당, 민주통합당 입당, 무소속 유지 등 세 가지가 다 고려 대상이냐”는 질문에 “경우의 수로는 모두 가능한 방법이다. 물론 개개의 확률은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또 “향후 행보를 구상하면서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했던 게 사실이고, 낙선해도 계속 정치를 하겠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안 후보의 발언은 세 가지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는 것이지만, 민주당 입당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대목이 주목된다. 그는 지난 대선 때는 민주당 입당에 부정적이었다.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 민주당 지지자를 포섭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안 후보 측은 라디오 인터뷰 뒤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진행자의 가정(假定)에 대한 원론적 응답이었다. 특정 정당 입당을 시사한 바도 없고 현재 고려치도 않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재빠른 해명을 내놓은 까닭은 노원병 선거와 관계없는 사안이 불거져 지역 유권자들을 불편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계산으로 관측된다. 그의 맞상대인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는 ‘지역일꾼론’을 내세우며 안 후보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안 후보 측이 해명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에 대해선 따로 부인하지 않아 이쪽에 더 무게가 실린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실제 측근들 가운데에는 안 후보의 국회 입성 뒤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하고, 창당 시기를 10월 재·보궐선거 때냐, 내년 6월 지방선거 때냐를 고민하는 이들이 많다. 핵심 관계자는 “지금 호남에선 민주당보다는 안 후보에게 더 관심이 모아져 있기 때문에 굳이 민주당에 입당할 이유가 없다”며 “당선되면 독자세력화 요구가 거셀 것이고 그때부터는 신당 국면”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거듭 민주당 중심의 정계개편을 강조하고 나섰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C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안철수 해바라기’를 그만둘 때가 됐다”고 했고, 유력 당권주자인 김한길 의원도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야권 재구성이 필요하다면 반드시 민주당이 그 중심에 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