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 올시즌 쾌청 월드컵 볼 종목서 銅
입력 2013-04-08 18:37
‘리듬체조의 요정’ 손연재(19·연세대)가 한편의 아름다운 동화를 선사했다. 시즌 첫 월드컵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어 올해 대회 전망을 밝게 한 것이다. 손연재가 월드컵 볼 종목에서 메달을 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손연재는 7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월드컵대회 개인 종목별 결선 볼 종목에서 17.400점을 획득, 마르가리타 마문(17.700점·러시아), 간나 리잣디노바(17.450점·우크라이나)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손연재는 리듬체조 최강 러시아를 필두로 동구 유럽에서 최고 기량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높은 결과를 기대하지 않았다. 지난 주말 구토와 발열 등으로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대회 출전이 불투명할 정도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서 한결 편안한 모습으로 볼 루틴을 선보였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서 지난 가즈프롬 그랑프리 때 선택했던 ‘조지아 온 마이 마인드’ 대신 다소 차분하고 느린 템포의 ‘마이웨이’를 골라 볼 루틴을 새로 짰다.
리본(7위)에서 손연재는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흑조 ‘오딜’로 변신했다. 반짝거리는 검은 의상을 입고 물결을 연상시키는 하늘색 리본을 들고 입장할 때는 한 마리 백조를 연상케 했다. 곤봉(26위)에서도 수구를 머리에 얹고 귀엽게 춤을 추는 부분을 집어넣어 보는 맛을 살렸지만 아쉽게 여러 번 실수하는 바람에 점수를 많이 잃었다.
‘연습벌레’ 손연재는 경기 후 기뻐할 틈도 없이 “이번 대회가 끝나자마자 러시아로 돌아가 안무가 루시 드미트로바와 함께 곤봉 루틴을 전면적으로 수정할 계획이다”며 “연기하는데 불편한 부분이 있는 리본 루틴도 일부 손볼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