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전쟁] 자유 지켜준 참전용사에 ‘報恩바람’ 확산
입력 2013-04-08 18:02 수정 2013-04-08 22:19
상훈유통 이현옥 대표 ‘6·25 화보집’ 성금 1억 쾌척
“우리나라는 6·25 참전국 정부의 지원과 참전용사들의 희생 덕에 평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가보훈처 본부에서 이현옥(74) 상훈유통 대표가 ‘6·25전쟁 기록 화보집 지원성금’ 1억원을 함께하는나라사랑재단에 기탁했다. 이 대표는 “화보집을 만든다는 국민일보 보도를 보고 이역만리 타국의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뜻에서 모금에 동참했다”고 말했다. 정전 60주년을 맞아 제작되는 화보집은 한국전쟁 당시의 전투장면, 피난생활 등을 담아 7월 27일 정전협정 기념식에 맞춰 참전용사와 유가족, 각급 학교와 도서관, 행정기관에 배포된다.
이 대표의 기부는 올해로 20년째다. 1994년 주한미군에 정관장 홍삼과 농산품 등을 판매하는 상훈유통을 세운 뒤 최근까지 보훈단체나 국가유공자들을 위해 기부를 계속해 왔다. 누적 기부액은 79억원에 이른다. 직원 80명, 연매출 100억원의 중소기업 입장에선 적지 않은 액수다. 이 대표는 사업 수익금과 사재를 털어 유공자 단체 운영을 돕고 있다. 해마다 호국보훈의 달과 연말연시, 명절이면 전국 보훈병원과 보훈원, 보훈요양원, 서울시립복지관 등을 방문해 위문금품도 전달한다. 2008년부터는 보훈가족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다. 천안함, 연평도 사태가 벌어졌을 때는 앞장서서 피해 가족들에게 각각 3000만원과 2000만원을 전달했다.
이 대표가 보훈 활동에 관심을 가진 건 1968년부터 1년반 동안 백마부대 부사관으로 베트남전을 경험하면서부터였다. 그는 “베트남전 참전 국가유공자로 전쟁의 참혹함을 체험하고, 전장에서 다친 전우들의 아픔과 조국의 소중함을 절감했다”며 “전역한 뒤 보훈처,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등에서 일하면서 어렵게 생활하는 국가유공자들의 삶을 보고 ‘나중에 회사를 차려 꼭 이들을 지원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회사를 차린 직후에 낸 성금은 500만원에 그쳤지만 2000년대 들어 회사가 자리를 잡으면서 매년 수억원 규모로 늘었다. 그는 “국가유공자 가족을 위한 기부는 기업인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보훈에 뜻이 있는 다른 기업의 참여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정전 60주년을 맞아 국가유공자 및 참전용사에 대한 관심이 더욱 필요한 때에 이 대표의 선행이 보훈문화를 확산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야 기자 Isaia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