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 이덕희 ATP랭킹 포인트 따내자… 나달 “우리에게 도전 일깨워준다”

입력 2013-04-07 18:54

남자프로테니스(ATP) 세계랭킹 5위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트위터를 통해 한국 청각장애 테니스 유망주 이덕희(15·제천동중3)를 칭찬했다.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11차례나 단식 우승을 차지한 나달은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덕희의 장애를 이겨낸 이야기는 우리에게 항상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주고 있다”며 “그는 ATP 투어에서 최연소 선수”라는 글을 올렸다.

청각 장애 3급인 이덕희는 지난 2일 일본 쓰쿠바에서 열린 제3회 쓰쿠바대 국제 퓨처스대회(총상금 1만 달러) 단식 본선 1회전에서 미야자키 마사토시(1675위·일본)를 2대 0(6-1 6-3)으로 물리쳐 생애 첫 ATP랭킹 포인트를 따냈다. 이덕희의 포인트 획득은 국내 선수 중 김청의(안성시청·838위)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최연소 기록이다. 미야자키는 1980년생으로 이덕희보다 18살이나 더 많지만 이덕희의 패기 앞에 두 손을 들어야 했다.

나달의 트위터에 이덕희도 고맙다는 인사를 남겼다. 이덕희의 매지니먼트사인 S&B 컴퍼니는 “2006년 11월 로저 페데러(스위스)와 나달이 국내에서 현대카드 슈퍼매치를 했을 때 덕희가 두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은 적이 있다”며 “덕희가 나달의 트위터 내용에 매우 기뻐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달이 이덕희에 대한 칭찬 트위터를 올린 것은 스페인 최대 스포츠 전문지인 마르카가 5일 이덕희의 랭킹 포인트 획득 사실을 크게 보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르카는 이날 테니스 섹션 톱기사로 ‘ATP 투어 랭킹 최연소 선수는 청각 장애인’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고 “이덕희의 랭킹 포인트 획득은 테니스에 대한 열정으로 장애를 이겨낸 사례”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덕희는 2010년 에디 허 국제 주니어대회 12세부에서 우승한 데 이어 2011년 14세 이하 국가대항전인 월드주니어 대회에서 한국을 아시아 최초로 14세부 세계 정상에 올려놓았다. 지난해에는 한국선수권 최연소 본선 승리 기록도 세웠고 11월에는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하기도 했다.

서완석 국장기자